▲ 농심 신춘호 회장 집 정원에서 바라본 이태원1동 135번지 일대. 왼쪽이 공사중인 이건희 회장 집이고 오른쪽은 이번 분쟁에서 삼성이 매입하기로 한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자택이다. | ||
그러나 최고가 주택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차지하기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 회장 집의 신축공사 도중 조망권 침해와 공사 소음 등을 이유로 담 하나 사이에 둔 이웃인 농심 일가로부터 공사진행 중지 청구소송을 당했던 것이다. 삼성측은 최근 농심측과 화해한 뒤 “가장 큰 피해를 호소했던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농심 신춘호 회장의 3남)의 집을 적정 가격에 사는 방식으로 양쪽이 서로 합의점을 찾게 됐다”고만 밝힐 뿐 정확한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 자택과 같은 이태원1동 135번지 내에 위치한 농심 신춘호 회장 자택은 3백40여 평 대지 위에 지층과 1,2층으로 구성돼 있다. 공시지가는 26억8천만여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일대 평당시세가 2천만원선임을 감안하면 실제 가치는 공시지가를 크게 웃돌 것이 분명하다.
신춘호 회장의 아들 삼형제는 장남이 신 회장과 한울타리에 살고 나머지 두 아들은 이건희 회장의 새집을 기점으로 윗동네 아랫동네에 나눠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새집 이웃은 서경배 태평양그룹 회장이고,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상무도 같은 골목에 산다. 그 골목 바로 위쪽으로는 박성용 금호아사이나그룹 명예회장의 자택과 신축중인 구본무 회장의 자택이 잇대어 있고, 그 골목 이웃사촌으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숙희씨(아워홈 구자학 회장 부인) 자택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태원1동 135번지엔 또다른 재계 거물이 살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5년부터 김 명예회장이 거주해온 이 집의 대지 면적만 2백50여 평에 이른다.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이태원1동 135번지와 재계 인사들간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삼성일가가 최근에 사들인 이 일대 토지 중 2백20여 평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원대 시그너스그룹 회장 소유의 땅이었다.
지난 72년부터 이 일대 토지를 소유해온 하 회장측은 지난 2002년 5월 이 땅을 삼성측에 팔았으며 현재 이 회장 부인 홍라희씨 명의로 돼 있다.
그밖에 이태원1동에 거주하는 재계 인사로 이태원1동 118번지 내 3층 건물에 살고 있는 송준호 광보당 회장이 눈에 띈다. 이식진 태광그룹 부회장은 이태원1동 133번지 일대 외인주택 단지에 지난 2003년까지 20여 년간 거주하기도 했다.
이태원 일대가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란 점과 큰 개연성은 없겠지만 외교가에서 이름을 날린 인사들의 자취를 이 일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박정희 정권 당시 칠레 에콰도르 캐나다 등에서 대사를 역임하고 유엔 대사까지 거쳤던 한병기 전 의원이 이태원1동 147번지에 살고 있다.
케냐 멕시코 등에서 대사를 지내고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역임한 나원찬 전 대사도 지난 2002년까지 10여 년간 이태원1동의 한 아파트에 살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