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들이 말하는 진상 아마추어 골퍼의 특성들이다.
▲ 명함 건네면서 휴대폰 번호 따려는 아마추어. 부동의 1위다. 예상대로였다. 남성 아마추어가 여자 프로에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진상 행위다. 개인 번호 노출의 부담감을 느껴서 미적지근하게 알려주지 않을 경우 라운드가 끝난 후에도 집요하게 번호를 묻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뭔가 찜찜한 기분으로 번호를 알려준 경우, 시합 중에 ‘아무개야! 오빠가 응원하고 있다. 밥 먹자.^^’ 라는 문자를 받는다. 족보에 없는 오빠들이 등장한다.
▲첫 대면부터 반말하는 아마추어. 인터뷰에 응해준 프로들은 의외로 반말에 거부감을 느꼈다. 아마추어 어른신 입장에서야 나이로 보나 경륜으로 보나 딸이나 손녀뻘 되는 여자 프로가 많을 것이다. 처음 보자마자 다짜고짜 건네는 반말은 아무리 어른이라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한다. 호칭만 프로님! 프로님! 할 게 아닌가 보다. 하긴 “아무개 프로님! 반갑다!”보다는 “프로님!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가 점수 따는 인사이긴 하다.
▲매 샷마다 레슨을 요청하는 아마추어. 지난주에 매번 샷을 할 때마다 잔소리처럼 레슨하는 프로에 대해 애기했더니, 여지없이 이 대답이 나왔다.^^ 여자보다 남자 아마추어들 중에 많다고 한다. 프로도 매번 옆에 와서 가르쳐 달라고 징징대면 짜증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역지사지다. 특히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남자 아마추어 중에 여자 프로의 거리가 훨씬 멀리 나가면, 얼굴 표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경우 거리내는 방법을 끊임없이 물어본다.
이밖에도 ‘내기 하느라 프로와의 라운드는 뒷전인 아마추어’, 홀마다 ‘멀리건을 남발하는 아마추어’, ‘시상식 때 상 받으려고 캐디에게 점수를 조작시키는 아마추어’, ‘그린 경사 읽어준다며 엉뚱한 라인을 불러주는 아마추어’ 등등이 있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자기 반성이 저절로 됐다. 나는 프로들에게 어떤 아마추어로 비춰졌을지 생각해봤다. 그동안 프로들 거리 계산 하는데 옆에서 자꾸 이것저것 인터뷰 요청한 이 직업병 앓는 아마추어를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SBS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