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방송 사회를 보던 박성준 의원이 “후보의 1학년 때 성적표를 보니 ‘동무들과 잘 놀며 씩씩하다’ ‘활발하지만, 고집이 세다’고 평가했더라”라고 하자, 은사인 박병기 씨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후보가) 공부 잘했냐고 묻는데, 공부 잘 하는 게 다는 아니다”라고 답해 웃음을 이끌었다.
이어 한 친구가 “이 친구(이 후보)는 공부는 뒷전이었다. 학교 갔다 와서 어느 날 (성적) 통지표를 찢어버리더라”고 회고하자, 이 후보가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동창들은 대체로 이재명 후보를 ‘재발랐다(동작이 재고 빠르다)’고 기억했다. 한 친구가 “이런 코찔찔이가 시장에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웃으며 “내가 어린 시절 도서관 책을 거의 다 읽었다. 인생에서 책을 젤 많이 본 시기가 초등학교 시기”라고 받아쳤다.
또한 동창들은 이 후보가 초등학교 시절 빌린 돈 60원을 성남으로 이사한 후 편지를 보내 갚은 일화, 어린 시절 근처 논밭 서리를 다닌 추억, 준비물 준비를 하지 못해 화장실 청소를 하던 추억 등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배고파서 물을 먹던 골짜기 출신이 아무것도 없이 이렇게 혼자 올라온 것이 애처롭기도 하다”며 “힘이 없으니 도와주지도 못하고, 마음만 참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은사 박 씨는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을 언급하면서 “전 시장이 빚을 많이 진 것을 다 갚고, 잘 사는 성남을 만들었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훨씬 큰일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컸다는 기분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다만 박 씨는 “선거라는 것이 말 한마디가 큰 충격을 준다”며 “공식석상이나 SNS에서 말할 때 정돈된 말, 다른 사람에게 상처 되지 않는 말 좀 골라서 해달라”는 충고를 전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맞는 말”이라며 “다른 사람 이야기도 잘 들어야죠”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좀 전에 (봉화에 있는) 아버님 어머님 산소에 갔다 왔다. 저도 결국 그 옆에 묻힐 것”이라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태까지 색이 똑같아서, 빨간색이라 찍었는데 솔직히 대구 경북 망하지 않았느냐”며 “제 고향에서 지지를 못 받으면 남의 고향에서 좀 그러니까 고향 어른들 많이 좀 도와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