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상해치사’ 30대 남성 징역 7년

남성, “죽음에 이르게 할 생각 없었다” 주장

[일요신문]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안동범 부장판사)는 6일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교제 중이던 황예진 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32살 이 아무개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지난해 9월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7월 25일 마포구 오피스텔 1층 출입구 앞 복도에서 황 씨의 목과 머리를 10회가량 밀쳐 유리 벽에 부딪히게 했다. 몸 위에 올라타 황 씨를 여러 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또 황 씨가 뒤따라오자 수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의식을 잃은 황 씨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 바닥에 방치했다.

경찰은 당초 이 씨를 상해 혐의로 구속했지만 황 씨 사망 후 부검 결과 및 의료진 소견을 바탕으로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검찰도 이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우발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피해자가 숨졌는데도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이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26세의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했고, 유족은 형언하지 못할 고통을 느끼며 강력한 처벌을 바라고 있다”며 “신체적으로 연약한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폭력을 행사했고 119 도착 전까지 적절한 구급 조처를 하지 않고 오히려 부주의하게 일으켜 세우려 해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지속해서 폭행하는 관계가 아니었고, 감정충돌 중 우발적으로 폭행하면서 상해치사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제 살인 내지 폭행 살인의 일반적 유형으로서 살인에 이르는 경우와 상황이 다르다.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용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