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 운행하는 쇠바퀴와 도로 달리는 타이어 갖춰…아사해안철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쿠시마 현과 고치 현이 공동 출자한 철도업체 ‘아사해안철도’가 2021년 12월 25일부터 DMV(Dual-Mode Vehicle)를 운행 중”이라고 한다. 선로를 주행할 수 있는 바퀴와 도로를 달릴 수 있는 타이어를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런 형태의 차량이 상업 운행을 하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겉으로 봤을 때는 미니버스 같지만, 철도를 달릴 때는 차량 아랫부분의 앞뒤에 장착된 철륜(쇠바퀴)이 펴지면서 열차로 탈바꿈한다. 버스에서 열차로의 전환은 약 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탑승 좌석은 18석. 입석을 포함하면 최대 21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최초로 DMV 개발에 착수한 곳은 홋카이도 지역철도 운영회사인 ‘JR홋카이도’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2002년부터 미니버스를 개조해 철도를 달릴 수 있도록 여러 궁리를 했다”고 한다. 기존 철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롭게 노선을 만들지 않아도 주행 구역을 확대할 수 있으며, 특히 인구 감소로 철도 운행이 중단된 지역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DMV를 운행하려면 차량에 맞게 역 플랫폼을 낮춰야 했고, 차체의 가벼움으로 인해 철도 신호기 작동에 불편을 초래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나타났다. 더욱이 2013년경 JR홋카이도가 재정적 위기를 맞이하면서 결국 프로젝트로부터 손을 떼게 됐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아사해안철도가 DMV 기술을 넘겨받아 실현화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아사해안철도가 DMV 도입을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철도 운행 거리가 비교적 짧다’는 데 있다. 차량은 도쿠시마 현과 고치 현 사이 50km 구간을 운행하는데, 전체 구간 중 약 10km를 기차처럼 철도 위를 달리고, 나머지는 도로에서 버스모드로 주행한다. 요컨대 철도역이 4곳에 불과하므로 플랫폼 및 신호기 등 개보수 작업에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또한 인구 자체가 적은 지역이라 DMV의 단점인 ‘탑승 정원이 적다’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사해안철도 측은 “DMV를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의하면 “아사해안철도는 DMV 3대를 도입해 하루 13~15회씩 운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반 철도 차량보다 도입 비용이 저렴하고, 철도의 정시성과 버스의 융통성, 여기에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DMV를 탑승한 승객은 “바다를 가까이서 바라보며 열차와 버스 양쪽 모드로 달리는 DMV가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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