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임 급등 수혜로 이익 크게 늘어…직원 절반 휴직 인건비 절감 효과도
대한항공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에 화물 수요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대한항공의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57.5% 증가한 6조 6948억 원을 기록했는데 화물 매출이 여객 매출보다 6배나 많다. 비중도 화물 76%, 여객 12%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 주요 항공사 중에서도 빠르게 ‘화물 비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객기 운항 감소에 따른 화물칸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화물 운임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2019년에 비해 4배가량 올랐다. 이 시기 대한항공은 화물기 공급을 늘렸고 항공 화물 운임 상승 장기화로 수혜를 입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해상 운임 폭등으로 항공 화물 수요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항공 화물 운임은 더 올랐다.
대한항공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2022년에도 의약품 운송 수요가 상반기 항공화물 운임을 지탱하고 일반 화물 수요가 꾸준하다면 여객이 재개되지 않더라도 대한항공의 흑자 유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화물 위주다 보니 고용은 불안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의 절반 정도가 휴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 실적이 인건비 절감이라는 카펫 위에서 펼쳐진 셈이다. 2021년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2조 177억 원에 미치지 못함에도 영업이익이 2019년의 2046억 원을 크게 웃돈 것도 영업비용이 2019년 11조 8131억 원에서 2021년에는 7조 2890억 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2월 15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 덕분에 영업흑자가 확실시 되고 있다.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243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화물운송으로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아시아나항공의 2021년 영업이익을 1500억 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0년에는 276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고 있다. 2021년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액은 12조 792억 원에 이른다.
한편 경기 재개 기대감으로 최근 대한항공 주가도 상승세다. 증권가에 따르면 2월 들어 외국인과 기관 모두 대한항공 주식을 매수하는 추세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정부가 오미크론에 대해 계절독감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견고한 화물 운송 수익 외에 코로나19 이후에도 대한항공이 항공 운임의 가격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흑자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보탠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국내 항공기 보유 대수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7.4% 감소했다. 하늘 길이 다시 열리면 항공기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전망하며 “당분간은 여객과 화물 모두 높은 운임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장거리 운항에서는 사실상 거의 독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국내 유일한 대형 항공사가 되는 대한항공의 가격결정권은 더 막강해질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운수권 재분배 등을 통해 독과점을 해소한다고는 하지만 주로 중단거리 위주였던 LCC들이 이를 모두 받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증권가는 항공시장의 정상화 시기를 2023년 3분기로 내다보고 있다.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올해 글로벌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화물 사업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이전과 같은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항공 화물량 자체가 줄어들거나 해상 운임이 하락하면 항공 수요가 줄면서 화물 운임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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