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금> |
#북미 지역 ‘멕시코는 내 가슴에’
북미 대륙 한류의 중심지는 단연 멕시코다. 그 시작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2002년 <별은 내 가슴에>와 <이브의 모든 것>이 방영된 것이 멕시코 한류의 시작이었다. 이 두 드라마는 프라임 시간대에만 4~5차례씩 재방송됐고 이로 인해 안재욱과 장동건 팬클럽이 생겨났다. 2005년 <겨울연가> 2009년 <대장금>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요즘에는 케이팝이 멕시코 한류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에선 빅뱅과 2NE1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높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아직 미국 시장에선 한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뉴욕 센트럴파크에 200여 명의 한류 팬이 운집해 SM타운 콘서트 유치 시위를 해 눈길을 끌긴 했지만 아직까지 미국 내 케이팝 열풍은 일부 마니아층으로 제한돼 있다. 미국 중부 시카고에 거주 중인 한 유학생은 “대부분의 미국인은 한류에 대해 잘 모른다.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이병헌과 비에 대해서만 좀 아는 정도”라며 “케이팝에 열광하는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온 화교나 동남아권 친구들일 뿐 아직까지 백인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북중미 국가들에서도 약하지만 한류 열풍이 감지되고 있다.
#남미 지역 ‘케이팝의 모든 것’
남미 지역에서도 한류 열풍은 거세다. 페루 브라질 칠레 등의 국가가 남미에서 한류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아르헨티나까지 한류 열풍이 상륙했다.
페루의 경우 ‘케이팝 아이돌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열릴 정도로 케이팝 열풍이 거세다. 페루 최대 공영방송 인터내셔널 음악 차트에서 소녀시대의 ‘RUN DEVIL RUN’이 당당히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페루 역시 멕시코와 비슷한 시기인 2002년 즈음 <별은 내 가슴에>와 <이브의 모든 것>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류 열풍이 시작됐다. 2006년 <천국의 계단> 2007년 <가을동화> <겨울연가> 2008년 <대장금> 등이 연이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페루 현지 방송사들 사이에선 한국 드라마 방영이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브라질에서도 케이팝 열풍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브라질 현지 케이팝 인기투표 1위)와 슈퍼주니어(가장 열성적인 팬클럽)의 인기는 무서울 정도다. 한편 브라질엔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의 모방그룹들도 여럿 활동하고 있다는 게 특이하다.
국민 80%가량이 백인으로 구성된 아르헨티나는 한국 드라마조차 거의 방영되지 않아 한류의 사각지대로 불려온 국가다. 그렇지만 케이팝 열풍까지 피해갈 순 없었다.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원더걸스 샤이니 등이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비로소 아르헨티나에도 한류 열풍이 시작된 것.
최근엔 중남미 10개국이 참가하는 ‘케이팝 경연대회’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정도로 새로운 한류의 중심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드라마 중심의 1세대 한류를 거치지 않고 바로 2세대 한류로 진입한 특이한 경우에 속한다.
#아프리카 지역 ‘내 이름은 이영애’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한류 열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이집트를 강타한 한류 열풍은 탄자니아 짐바브웨 모로코 등을 거점으로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집트의 경우 2004년 <가을동화>와 <겨울연가>가 방영되면서 한류가 확산되기 시작해 2008년 <내 이름은 김삼순>이 큰 인기를 얻으며 한류 열풍의 성지가 됐다. 최근엔 <시크릿가든>까지 방영됐다. 드라마를 통해 한류를 접한 젊은 층이 케이팝에 빠져들면서 2PM 샤이니 2NE1 아이유 슈퍼주니어 미쓰에이 원더걸스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짐바브웨에선 2008년 <대장금>이 방영돼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끌었다. <대장금> 에세이 공모전이 열리고 <대장금> 퀴즈대회도 열렸는데 퀴즈대회엔 짐바브웨 전 국민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480만 명이 응모해 화제가 됐을 정도다. <슬픈연가> <커피프린스1호점> 등의 드라마도 인기리에 방영됐다.
모로코에선 2006년 방영된 <슬픈 연가>를 시작으로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 <태양의 여자> 등의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됐다. 모로코에서 열리는 마라케시 영화제에선 ‘한국의 날’ 행사를 개최해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강수연 등이 참여하기도 했다.
탄자니아에선 사극 열풍이 강력하게 몰아쳤다. 비교적 늦은 2009년부터 한국 드라마가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대장금> <주몽> <해신> <바람의 나라> 등의 사극이 높은 사랑을 받았다.
보츠와나에선 <내 이름은 김삼순>을 필두로 <올인> <가을동화> <슬픈연가> 등의 드라마가 높은 사랑을 받았으며 르완다에선 <대장금> <찬란한 유산> <꽃보다 남자> 등의 드라마를 비롯해 빅뱅을 필두로 한 케이팝 열풍도 거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르완다에서 <개그콘서트>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가나 나이지리아 케냐 잠비아 에티오피아 알제리 등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스타는 단연 <대장금>의 이영애이며 다른 대륙들과 달리 <슬픈연가>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부분도 다소 특이하다.
▲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케이팝 아이돌의 공연 모습. |
지난 6월, 주요 언론매체들의 메인기사에는 이례적으로 아이돌 스타들의 사진이 화려하게 장식됐다. 바로 SM 소속 한류 스타들의 파리 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되어 한국 언론들의 관심이 ‘한류’에 쏠렸기 때문. 이렇게 한류는 유튜브와 각종 SNS를 타고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상륙했다. 팝의 본고장 영국에서 한류스타들의 콘서트를 요구하는 플래시몹이 열리는 등 각종 ‘한류 소식’을 들은 한국 네티즌들은 유럽까지 진출한 ‘한류파워’를 새삼 느끼고 있다. ‘유럽 내 한류 소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 현재 유럽의 한류 실상은 어떠할까.
유럽에서의 한류의 중심은 단연 ‘아이돌’이다. 특히 서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 3점을 얻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한류 아이돌’이 한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샤이니의 공연이 열리기도 한 영국에서는 현아의 ‘버블팝’이 팝 전문 사이트인 ‘팝저스티스닷컴’에서 오늘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류는 독일에서도 이어졌다. 2NE1 엠블랙 2PM 비스트 동방신기 등 현재 한국에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이 독일 음원차트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유럽에서의 케이팝 열풍은 일부 10대 마니아층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일에서 미술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영 씨는 “몇몇 10대 한류 마니아 소녀들이 동방신기 사진이 있는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외의 곳(?)에서 한류 열풍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보스니아 마케도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영국, 프랑스 못지않은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10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하는 서유럽과는 달리, 동유럽에서의 한류는 연령대가 다양하다. 드라마 <대장금>을 중심으로 <이산> <선덕여왕> 등의 사극 드라마가 중장년층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화제의 드라마 <신기생뎐>이 루마니아에 수출되고 <천만번 사랑해> <파스타> 등이 불가리아에서 방영되는 등 한류 드라마의 동유럽 진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세아니아 지역 ‘나는 아시아권 이민자다’
<일요신문> 호주판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이 호주에서 <나는 가수다> 특별 방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에도 소녀시대 샤이니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는 한류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이처럼 호주에서도 요즘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미풍에 그치고 있다.
<호주 일요신문> 관계자는 “동남아권과 화교 출신 이민자들 사이에선 2PM 2AM 비 등 케이팝 스타들의 인기가 높지만 주류 사회인 백인들은 아직 한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한류 콘서트를 계기로 한류를 백인 사회에도 알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애쓰고 있다”고 전한다.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 ‘미안하다 시청률 86%다’
최근 가장 한류가 거세게 불고 있는 지역은 다름 아닌 중앙아시아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한류 열풍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대장금>과 <주몽>이 연이어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이영애와 송일국은 카자흐스탄에서도 국민 배우의 반열에 섰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OST를 부른 서영은의 인기도 대단했는데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케이팝 열풍으로 이어졌다. 한편 <겨울연가>가 무려 60%의 시청률을 기록한 우즈베키스탄은 요즘 케이팝 열풍도 거세다.
한편 네팔의 경우 한국 영화가 한류의 중심으로 <엽기적인 그녀>와 <백만장자의 첫사랑>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백만장자의 첫사랑>은 현지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발리우드라 불리는 막강한 영화 강국 인도는 그동안 한류가 그리 큰 힘을 쓰지 못한 국가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엔 젊은이들이 미용실에 가서 ‘김현중 스타일로 해달라’고 말할 정도로 트렌드가 변했다.
몽골은 지난 99년 국영방송이 <모래시계>를 방영하면서 한류 열풍이 시작됐고 <대장금>은 60%의, 최근 <아내의 유혹>은 무려 8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중동 모래바람도 한류 열풍을 잠재우진 못했다. 이란 국영방송에서 방영된 <대장금>은 무려 8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됐고 <주몽>이 그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 대륙과 인접한 이스라엘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커피프린스 1호점>도 인기리에 방영됐다.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 아프간 요르단 레바논 등의 국가들 역시 <대장금>을 필두로 시작된 한류열풍이 케이팝 열풍으로 연결되고 있다. KBS 국제라디오 아랍어 방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동지역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는 슈퍼주니어(40%)이며 동방신기 제국의아이들 소녀시대 2PM 등의 그 뒤를 이었다.
#동남아시아 ‘참을 수 없는 한류의 유혹’
동남아시아 지역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한류의 중심이다. 최근 동남아시아에선 최근 <아내의 유혹> 열풍이 대단한데 대만에선 장서희가 국빈 대우를 받을 정도다.
의외의 한류 거점 국가는 미얀마다. 특히 <불멸의 이순신> <대왕세종> <연개소문> <대조영> 등의 사극 드라마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중 <불멸의 이순신>은 그 전까지 프라임 시간대를 차지하고 있던 중국 드라마를 밀어내고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게 만든 장본인이다.
필리핀 역시 <대장금>과 <주몽>으로 시작된 한류가 케이팝 열풍으로 연결됐다. <필리핀 일요신문> 관계자는 “요즘 젊은 층에서 케이팝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한류 스타의 콘서트 티켓이 너무 고가라 부유층이 많이 즐기고 있다”면서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엄청난 인기를 누려 살인사건이 났는데 아무도 모른다며 ‘노바디’를 흥얼거렸을 정도이고 필리핀에서 활동했던 산다라 박이 속한 2NE1도 인기가 높다”고 설명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최정아 기자 cja8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