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금메달리스트 보나(고유림)을 보며 라이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던 김태리. 보나를 볼 수 있는 토요일만 손꼽아 기다리며 몰래 그의 연습 모습을 훔쳐 보면서도 행복해했다.
하지만 김태리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어른들의 일이라 생각했던 IMF 피해자가 된 것. 학교 예산을 줄이게 되면서 펜싱부가 하루아침에 없어져버렸다.
김태리는 "이렇게 없애버리면 어떡하냐. 꿈을 빼앗으면 어쩌냐"며 따졌지만 담당 교사는 "너의 꿈을 빼앗은 건 내가 아니라 시대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김태리는 누군가와의 채팅에서 자신의 처지를 토로했고 "그 애의 세계로 가면 된다"는 말에 비장한 표정으로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김태리의 엄마는 보나가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시켜 달라는 딸의 말에 "잘됐네. 그만둬 펜싱. 너 펜싱 왜 하니? 재능 없는거 인증하려고 하니? 공부나 다시 해"이라고 말했다.
김태리는 "재능 있어서 시작했어. 지금은 슬럼프이지만 극복할 수 있어"라며 "전학을 가든말든 알아서 할테니까 지금처럼 엄마도 내 인생에 신경 꺼"라고 소리쳤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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