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일상이 모두 빛나는 가수 화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2000년 역사를 간직한 도시 서울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러 떠난다.
1920년대 지어진 서울의 가장 오래된 한옥 마을 익선동은 좁은 골목길 사이로 낡은 한옥과 예쁜 가게들이 한 데 어우러진 도심 속 핫 플레이스다.
모든 것이 신기한 두 선생님(?) 이선희와 이금희를 이끄는 화사의 특별한 데이트 코스. 즉석 사진기에서 포토제닉한 사진 찍기부터 눈을 사로잡는 알록달록 디저트 카페 투어까지 화사와 함께라면 오늘은 희자매도 서울 '힙스터'다.
복잡하고 쉴 틈 없는 도시에도 내 마음 머물 곳 하나 있다면 그곳에 잠시 기대 쉬어갈 수 있다. 이선희에게도 그런 곳이 있다. 세 개의 산에 포근히 안긴 동네 부암동이다. 그 깊숙한 곳에 있는 서울미술관은 이선희에게 영감과 위로를 주는 안식처다.
후배 가수 화사를 위해 그만의 장소로 이끄는 이선희. 이 미술관이 무엇보다 특별한 건, 계단 너머에 숨겨진 비밀 정원이다. 조선 시대 왕들이 사랑한 별장이자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명소 석파정. 오늘 이곳의 주인이 되기로 한 세 사람은 마루에 걸터앉아 한 겹 너머의 속 깊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뭐든 야무지게 잘 먹는 '먹방 여신' 화사가 서울에서 먹고 싶은 음식은 뭘까. 이번에는 이금희의 단골집으로 향한다. 한 끼에 한 팀만 받는 프라이빗 원테이블 식당. 어린 나이에 서울 생활을 시작해 집밥이 그리울 화사를 위해 두 언니는 '상다리가 휘어지는 집밥 한 상'을 주문한다. 향긋한 냉이 된장찌개, 참돔구이 솥밥, 족발찜, 육전까지. 화사를 위한 언니들의 따뜻한 밥상에 훈훈한 정이 쌓인다.
서울의 남산 자락 언덕배기 마을 해방촌. 바위 틈새에 피어난 꽃처럼 송알송알 자리 잡은 집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화사는 지난 꿈을 떠올린다. 연습생 시절 마당이 있는 옥탑방에 살았던 화사는 서울에서 더위와 추위도 막을 수 없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 되는 이 도시. 오늘도 꺼지지 않는 꿈들이 서울의 불을 밝힌다.
해방촌 언덕엔 직접 LP를 고르고 들어볼 수 있는 레코드 숍이 있다. 세 사람은 함께 노래를 들으며 서로의 음악을 알아간다. 아픈 성장통을 덤덤하게 노래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화사에게 선희와 금희는 따뜻한 응원을 전한다. 노래는, 서로의 마음으로 향하는 들길을 열어준다.
깊어진 밤 환하게 떠오른 달빛 아래 한강을 바라보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세 사람. 낮보다 화려한 서울의 밤이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발길을 비춘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그 길 위엔 꽃이 피고 지고, 다른 바람이 불고, 또 하루만큼의 삶이 쌓이고,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
그래서 내일이, 어쩌면 매일이 봄날처럼 화사할지도 모를 여행길을 세 사람은 계속해서 걸어보기로 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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