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문 제 지역구에서 보궐 나가시라…국민의힘 유승민 차출? 오죽 인물이 없으면”
조 의원은 이번 대선 땐 경선과 본선에서 각각 총괄본부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조 의원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직접 경기지사에 출마해 이재명 고문의 철학과 업적을 계승·발전하겠다고 나섰다. 일요신문이 3월 30일 경기 수원시 조 의원 캠프를 직접 찾아 출마 변을 들어봤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조정식 의원이 왜 경기지사가 돼야 하는가.
“크게 두 가지 점이다. 첫 번째는 대통령 선거 이후 곧바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다. 벌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의 불통과 독선에 국민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에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번 지선을 통해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두 번째로 경기도는 이재명 상임고문이 도지사를 한 곳이다. 이 고문의 가치와 철학, 성과와 업적을 계승 발전해서 경기도를 정치 1번지, 경제 1번지로 만들어야 하는 선거다. 저는 이재명 후보를 지켜왔고, 여당 정책위의장 등 당과 국회에서 많은 요직을 수행하면서 국정 전반을 다뤄온 검증된 실력과 능력을 갖춘 후보다. 그래서 이번에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민주당 출마예정자들 모두 이재명 고문과 인연을 강조한다. 본인이 ‘이재명 적자’인가.
“지난 14년 동안 이재명 고문의 중요한 정치적 순간과 고비마다 함께 해왔고, 이 고문을 지켜왔다. 대표적으로 이 고문 경기지사 선거 때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했고, 당선됐을 때 이 고문이 저에게 경기도 인수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 고문과 경기도정을 같이 설계했다. 이어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해 이 고문과 경기도 현안을 수시로 협의하면서 경기도 예산 정책을 뒷받침했다. 또한 경기도에 필요한 국책 사업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유치, 경기 북부 예타 면제 사업이나 코로나19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관철시켰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경선과 본선에서 이 고문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나름 경선 승리에 일조하고 대선을 함께했다. 살아온 과정을 보면 미래를 알 수 있듯이 ‘조정식이 이재명을 지켜왔고 앞으로 지킬 사람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출마로 공석이 될 지역구 시흥을 보궐선거에 이재명 고문 출마를 추천했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정하며 했던 고민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이재명 고문이 민주당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로부터 이 고문을 어떻게 지키고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인가다. 두 번째는 당면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구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였다. 제 지역구인 시흥을은 민주당의 텃밭과도 같은 곳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후보가 윤 당선인에 전국에서 유일하다시피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겼다. 안정적 기반을 갖춘 곳이기 때문에 이 고문이 이곳에 출마하면 본인 보궐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수도권 전반을 선거 지원할 수 있다. 지방선거 전반에 걸쳐 승리 분위기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민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 더 혁신적이고 강력한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하는데, 이 고문이 국회에 입성하면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런 구상에 이 고문 지지자들도 상당히 호응하고 있다.”
―이재명 고문이 대선 이후 일찍 정계 복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많다.
“일정 부분 일리는 있다. 통상적으로 낙선한 후보에 시간적 여유를 준다. 그런데 대선 주자는 시대적 상황이나, 당과 국민의 요청도 복합적으로 놓고 판단을 해야 한다. 지금은 대선 이후 곧바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특수한 상황이다. 실제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이재명 고문이 선거 지원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또 선거가 본격 시작되면 이 고문에 지원 요청이 쇄도할 것이다. 이 고문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상당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태도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 고문을 지킬 수 있는 울타리가 필요하다. 이에 이 고문이 선거 지원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전략적 고민과 판단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미도 있다.”
―이재명 고문과도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논의를 나눴나.
“저의 고민과 생각을 이재명 고문에게 전달됐다. 그 이후에 자세한 얘기는 아직 말할 상황은 아닌 거 같다.”
―현재 경기도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떤 공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경기도는 인구가 1400만 명에 육박하는 큰 광역자치단체다. 대한민국에서 경기도의 위상과 역할을 찾고 이를 높여야 된다. 이번에 출마 선언을 하면서 경기도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3대 목표와 7대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수도 경기, 정의로운 경기, 행복한 경기’를 3대 목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을 함께 제시했다. 특히 이 비전들을 관철해 나갈 수 있는 도지사의 자질과 역량이 중요하다. 그 점에서 제가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공약을 보면 이재명 고문의 경기지사 시절, 대선 후보 시절 공약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제가 경기도 인수위원장으로서 경기도정을 이 고문과 함께 설계했고, 대선에서도 경기도 공약을 만들 때 제가 총괄선대본부장으로 관여했다. 그러다보니 제 공약에도 이 고문의 가치와 철학이 녹아들어있다. 거기에 더해 ‘조정식표’ 공약이 추가될 것이다. 예를 들면 경기상생 인터넷은행 추진 공약을 냈다. 대개 금융은 서울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경기도에도 경제 산업 기반이 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있다. 경기도민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를 기반으로 한 경기상생 인터넷은행 공약이 나온 배경이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새로운 공약들을 릴레이 형식으로 계속 발표할 것이다.”
―최근 경기남·북도 분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고문도 경기지사 시절 경기남북도 문제를 꺼낸 바 있다.
“경기도가 인구 1400만 명에 이르는 큰 자치단체인 만큼 분도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 저도 적절한 시점이 되면 분도에 대한 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분도가 되기 위해서는 경기 북부에 대한 균형 발전 기반을 우선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가 경기지사가 되면 경기 북부 균형 발전을 위한 특별 대책과 규제 완화, 지원을 조속히 추진하겠다. 경기 북부지역 발전을 통해 재정 자립 기반을 구축해놓고 분도를 하는 게 현실적이고 제대로 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당내 경쟁자인 안민석 의원은 지금 필요한 건 착한 선비가 아니라 돌파력 있는 이재명식 리더십, 강한 호랑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가 개별 후보에 대해 평가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 거론되는 분들 모두 민주당의 훌륭한 자산이고 많은 장점을 갖춘 분들이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나중에 경기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 다시 힘을 합쳐야 한다. 다만 저에 대해 ‘착한 선비 같다’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일에 대해서는 강단과 결단을 갖춘 사람이다. 사람이 좋은데 능력도 있고 일도 잘한다, 그것은 정치에 있어 굉장히 유능한 덕목이다. 저를 ‘여의도 정책통’이라고 자타가 평가한다. 시흥에서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당의 중요 당직과 국회 요직을 대부분 거쳤다. 역대 당의 선배와 대표들이 발탁해 준 것이다. 일에 대해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제가 경기도정을 제대로 이끌어갈 자질과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본다.”
―또 다른 경쟁자인 염태영 전 시장은 내리 세 번 수원시장을 지내 지방행정 부분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와 경기도 같은 큰 광역자치단체 행정은 다른 차원이라고 본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축소판과 같다. 많은 인구에 다양한 현안을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다. 경기도 예산의 절반이 넘는 비중이 국비지원 예산이다. 역대 민선 도지사 6명 중 4명이 정치인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행정 차원에서 경기도를 바라보는 것은 좁은 시각이다. 중앙정부를 상대하면서 거대하고 복잡다단한 경기도정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치적 비중을 가진 사람이 도지사를 맡아야 한다고 본다.”
―이재명 고문도 기초자치단체장인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지사가 됐다.
“이재명 고문의 경우 기초단체장 출신이기는 하지만, 성남시장 시절부터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정면충돌할 정도로 정치적 역량과 정치력이 뛰어났다. 이런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올라선 것 아니겠느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새로운물결과의) 합당 수용 선언은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양당에서 오간 논의를 매듭짓는 것이다. 김 대표의 지방선거 출마는 별개의 문제다. 아직 김 대표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저는 김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낫지 않겠나 생각한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다. 김 대표가 전부터 내세운 정치교체·정치혁신 의미로 봤을 때도 서울시장이 맞다. 그런데 김 대표가 굳이 경기지사에 출마하겠다고 하면, 저는 마다하지 않는다.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제가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민의힘에서도 경기지사 탈환을 위해 ‘잠룡’급 인사 차출설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승민 전 의원 차출설을 들으며 저는 국민의힘이 참 딱하다고 생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구에서 정치를 해왔다. 경기도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다. 국민의힘이 오죽 인물이 없으면 경기지사 후보로 타지에서 사람을 꿔오려고 하느냐. 경기지사 선거에서 그런 발상을 한다는 건 국민의힘의 오만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출마해도 될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경기도의 자존심과 관계된 문제고 경기도민들이 수용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유승민 전 의원 입장에서도 경기도에 출마한다면, 그건 경기도정을 제대로 하겠다는 게 아니라 다음 대선 출마를 위한 경력 관리로서 여기는 것이다. 경기도민께서 이런 철새정치에 대해서는 심판하실 거라고 본다.”
―최근 경기지사 여론조사를 보면 조 의원 지지율이 높지 않다.
“제가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저는 대선 끝나기 전까지 경기지사 출마와 관련해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이재명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전국을 돌면서 이재명 후보 알리기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단순 인지도를 반영한 조사다. 이제 공식 출마선언을 했고, 레이스가 시작됐다. 본레이스가 시작되면 지지율은 변동하기 시작한다. 이제 저에 대한 진면목이 알려지고 있고, ‘포스트 이재명은 조정식이다’라는 게 많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3월 28일 오전과 오후에 각각 서울 국회와 경기도청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오전에 국회 기자회견을 할 때 의원 30여 분이 저에게 힘을 실어주셨다. 같이 온 의원들이 보면서 ‘대선 출마 행사 같다’ 농담할 정도였다. 경기도청에서 회견할 때도 40여 분의 경기도의원들이 함께해 주셨다. 수원에 선거준비를 위한 캠프 공간을 만드니까 많은 분들이 연락해 함께하겠다고 하신다. 저의 자질과 능력이 더 알려지면 지지율은 더 오를 거라고 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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