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참여한 우크라이나 남매, 격려 속 유감없이 기량 뽐내
이번 대회는 총 63개국 972명이 참석하는 역대 최대규모다. 대회 첫날인 오늘 러시아 침공 상황에서 어렵게 참가한 다비스 가브릴로프(남, 13세), 예바 가브릴로바(여, 12세) 우크라이나 남매는 많은 관중의 격려와 환호 속에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미련 없이 뽐냈다.
다비스 가브릴로프는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 힘든 상황에서도 참여했다. 예전부터 국제대회에서 우리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고 이 대회는 기회였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강하고 용맹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 국민들이 우리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치른 소회를 전했다.
모든 경기를 마치고 17시부터 진행한 개회식에는 이재준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등, 국내외 태권도 및 스포츠계·학계·외교계 등 각계각층의 인사 1,700여 명이 참석했다. 3대의 1의 경쟁을 뚫고 추첨을 통해 입장한 시민 등도 함께 자리해 의미를 더했다.
개회식은 국내 스포츠 이벤트 사상 처음으로 가로 25m·세로 8m짜리 대형 LED 스크린,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향,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해 관객들이 마치 한편의 공연을 본 듯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다.
오프닝은 총 2부로 구성했다. 1부 ‘희망의 씨앗’에서는 210개 WT회원국과 63개 참가국 선수단이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입장해 볼거리를 더했다.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한 2부에서는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모든 참석자가 대회 로고가 적힌 배지를 착용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주제공연 종료 후 마지막 피날레는 아메리칸 갓탈랜트 결승에 진출한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장식했다. 태권도가 지향하는 평화와 화합의 주제로 절도있는 태권도 시범을 펼쳐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양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고양시가 ‘평화’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세계 63개국에서 오신 모든 태권도인들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마지막까지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회는 오는 24일까지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4일간 계속된다. 올해도 종합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선수 57명·코치진 11명 등 총 68명이 참여했고, 첫날인 오늘 여자 30세 이상 단체 부문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장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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