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보니파시오 지역에 7억 원 상당의 콘도를 구입한 고현정(왼쪽)과 호주 골드코스트에 17억 원 상당의 펜트하우스를 구입한 권상우. |
대지 2777여㎡(840평)에 건평만 403여㎡(122평)에 이르는 호화 단독주택이다. 이 회장의 이번 LA 단독주택 구입은 SM의 미국 진출보다는 이 회장 가족을 위한 개인적인 목적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월셔가의 한 고급 콘도에서 생활해왔는데 이번에 구입한 단독주택이 자녀들이 다니는 베벌리힐스 인근 사립학교와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해외 부동산은 이번에 구입한 단독주택 외에도 미국 LA 지역의 포도밭도 있다. 미국 LA 태매큘라 지역에 약 40만여㎡(12만 평)의 포도밭을 구입한 것. 포도밭 구입은 SM의 새로운 사업 영역인 외식사업부를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포도밭에서 매년 30만~40만 병가량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통해 SM 외식사업부 운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LA 소재의 단독주택과 포도밭을 통해 이 회장은 가장 고가의 해외 부동산을 소유한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이 회장은 1500여 억 원의 개인 주식 평가액으로 연예인 주식부자 순위에서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외 부동산 자산 순위에서 2위에 이름을 올린 스타는 송혜교다. 미국 뉴욕 맨해튼 지역에 위치한 호화 콘도를 소유하고 있는 것. 시가 200만 달러라고 알려진 해당 콘도는 센트럴파크 서쪽 입구에 위치해 있어 창문을 열면 센트럴파크가 한 눈에 보이는 최고의 조망권까지 갖추고 있다. 송혜교는 지난 2008년 현금으로 175만 달러(20여 억 원)에 이 콘도를 구입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당 호화 콘도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인이 송혜교 외에도 여러 명 더 있다는 것. 특히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눈길을 끈다. 장 회장과 박 회장이 송혜교보다 각각 3개월, 11개월 늦게 해당 호화 콘도를 구입했다. 재계에서도 ‘해외 부동산 구입은 연예인을 따라가라’는 설이 입증된 셈이다.
권상우는 지난 2007년 호주 골드코스트에 위치한 ‘써클 온 캐빌’ 펜트하우스를 약 17억 원에 구입했다. 골드코스트는 호주를 대표하는 해변 관광휴양도시로 파도타기로 유명한 초대형 해수욕장을 비롯해 숙박·휴양·관광 등 시설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권상우 측은 ‘써클 온 캐빌’ 펜트하우스를 구입한 까닭을 “가족의 휴양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권상우는 결혼을 앞두고 손태영과 함께 호주 여행을 떠나 프러포즈를 했으며 신혼여행 역시 호주로 다녀왔다. 한편 해외 부동산 투자 업계에선 권상우의 호주 골드코스트 ‘써클 온 캐빌’ 펜트하우스 구입은 연예인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해외 부동산 재테크로 평가받고 있다.
▲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한 호주 교포는 “요즘 호주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한 편이지만 권상우 씨가 투자한 골드코스트 지역은 여전히 좋은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촬영이 잦은 장동건과 김윤진은 현지에 10억여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우선 장동건은 미국 LA에서 30분가량 떨어진 지역으로 고급 요트 항구로 유명한 마리나 델레이에 레지던스를 구입했다. 레지던스는 각종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호텔식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오피스텔 개념의 주택으로 장동건은 미국에서 영화 <워리어스 웨이>를 촬영할 당시 숙소로 쓰기 위해 이곳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야구선수 박찬호 역시 같은 레지던스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요즘 미국에서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윤진 역시 미국 LA 월셔 지역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아파트 ‘더 서밋 온 식스’를 구입했다. 프라이버시형 아파트를 표방한 이곳 역시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윤진도 해외 촬영을 위한 숙소로 마련한 아파트인 까닭에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을 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동건과 김윤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 부동산 가격이 대폭락한 시점에 구입해 재테크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투자였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현정은 동남아시아 휴양지에 별장 용도의 콘도미니엄을 구입했다. 지난 2008년 필리핀 보니파시오 지역에 위치한 7억여 원 상당의 콘도미니엄을 구입한 것. 이 지역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중심지역인 마카티 지역에서 5㎞가량 떨어져 있는 복합 신도시로 원래는 미군이 주둔했던 지역으로 미군 철수 이후 재개발된 곳이다. 서울의 용산 재개발과 비슷한 입지조건을 갖춘 고급 빌라 밀집 지역으로 지난해 이정재가 대상그룹 장녀 임세령 씨와 함께 부동산 사업 차원에서 동행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연예인의 해외 부동산 구입은 가족 거주나 휴양 용도나 해외 촬영을 위한 숙소 등의 용도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재테크를 위한 투자가 되기도 한다.
반면 사업 차원에서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알려진 연예인의 해외 부동산 가운데 최고가의 주인공은 박진영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50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한 것. 그렇지만 박진영 개인의 부동산 투자는 아니고 JYP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진출을 위한 미국 법인 설립 용도의 구입이었다.
▲ 정준호는 미국 하와이에서 호텔을 인수해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현재는 호텔 운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
필리핀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보라카이와 세부에서도 연예인들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우선 오랜만에 드라마 <자이언트>에 출연해 명품 조연의 면모를 선보인 중견배우 송경철은 지난 97년부터 필리핀 세부에서 스킨스쿠버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현지에서 대규모 리조트까지 운영할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연예인의 해외 부동산은 영턱스클럽 출신 임성은의 보라카이 집이다. 보라카이에서 스파 사업에 성공한 임성은은 여섯 살 연하의 남편과 결혼해 함께 살고 있다. 얼마 전 KBS 2TV <여유만만>을 통해 보라카이 현지 집을 공개했는데 두 사람을 위한 공간은 물론이고 손님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와 직원들을 위한 스태프 하우스까지 갖춘 대저택이었다. 보라카이 현지의 한 관광가이드는 “임성은 씨가 운영하는 스파는 다른 스파보다 조금 가격이 더 비싼 편이지만 그럼에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며 “보라카이에선 연예인보다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좋은 집을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집 샀다 하면 결혼설 솔솔
연예인의 해외 부동산 구입은 종종 엉뚱한 루머를 양산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루머는 결혼설이다. 전지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 간 친구가 있어 종종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고 이 와중에 샌프란시스코에 주택까지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 신혼집 마련으로 와전되면서 결혼설에 휘말렸다. 심지어 스탠퍼드 대학을 나와 금융계통 일을 하는 교포와 결혼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돌았지만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장동건 역시 미국 LA 인근에 레지던스를 구입한 것이 여성 톱스타 A와의 결혼설로 연결됐다. 장동건 소유 레지던스 인근에서 A의 모친이 교민들의 눈에 자주 띈 것이 그 까닭이었다. A의 모친은 LA에 거주 중인데 지인을 만나러 장동건 소유의 레지던스가 있는 마리나 델레이 지역을 종종 방문했을 뿐이었다.
박상민은 해외 부동산 투자로 1000억 원대의 고수익을 올렸다는 루머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박상민은 “아는 선배가 인도네시아에서 풀 빌라 사업을 하는데 소액을 투자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면서 “선배가 ‘한 번 더 투자하면 1000억 원을 벌 수 있다’며 다시 투자를 권유했지만 거절했는데 그게 와전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섭]
‘탈세강풍’ 다음 타깃은?
실제로 중견 가수 A는 80년대부터 미국에 부동산을 투자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97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해외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팔아 국내로 송금해 상당한 환차익을 얻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한 하와이에 별장 용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연예인도 여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배우 B는 현재 하와이 소재의 최고급 주상복합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90년대 초반부터 하와이에 별장 등 부동산을 구입해 휴식기 때마다 활용해 왔다고 한다.
사실 이런 행태의 해외 부동산 소유는 연예인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부유층의 일반적인 투자 관행이었다. 문제는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 부동산을 구입한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이다. 지난 20일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재산가 173명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하와이의 W콘도를 국세청이 조사했더니 과세당국의 전산망을 통해 파악된 국내 소유자는 17명에 불과했다”면서 “국세청 과세자료 파악률이 10%에도 못 미치는 것이 되는데 그만큼 국내 부유층 소유 해외 부동산 자료의 상당부분을 국세청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세청은 올해부터 10억 원 이상이 예치된 해외 금융계좌를 갖고 있는 이들의 자진신고를 유도했으나 신고 실적이 매우 저조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고액 해외 금융계좌 미신고자에 대한 제재수위를 높여 형사처벌까지 검토 중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국회에서 부유층의 해외 부동산 소유에 대해 문제제기가 이뤄짐에 따라 국세청의 세무조사 영역이 해외 금융계좌에서 해외 부동산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경우 몇몇 연예인이 본보기로 세무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예계에 몰아친 탈세 강풍이 자칫 해외 부동산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