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 주차난 이유로 거부…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 ‘설치 확대’ 한목소리
초등학교 주변 200m 이내는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주정차가 금지된다. 학생들을 등·하교시키는 학부모, 방과 후 학부모를 대신해 학생들을 하교시키는 학원차량, 학교 인근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이 이 규제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 주·정차 시 고정 단속카메라에 즉시 적발되기 때문에 인근 상가에는 고객이 끊긴다. 학부모와 학원차량 등은 학교 주변을 맴돌다 학생을 픽업하기에 시간에 쫓기고 단속을 피하려다 보니 사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 같은 문제를 간파한 경상남도교육청은 어린이승·하차구역(픽업존) 설치를 신청하라는 공문을 관내 전 초등학교에 발송했고, 거제교육지원청도 픽업존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이후 픽업존을 설치한 거제시 관내 초등학교는 장평초, 삼룡초 등이며, 아주초는 공사를 진행키로 확정했다.
픽업존 설치가 이처럼 세 곳에 머문 이유는 현실적으로 설치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거제시가 일괄적으로 픽업존을 설치하고 싶어도 직접적인 행정력 행사가 불가능해 도교육청의 허락 없이는 학교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김성갑 경남도의원이 최근 중재역할을 맡았으나, 초등학교장들의 비협조가 또 발목을 잡았다.
애당초 학교 설계 시 픽업존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도 난관으로 작용한다. 현행 1만 3000㎡에 정해진 최소 면적으로는 픽업존 공간이 나오기 어렵기에 학교 최소 면적을 1만 5000㎡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교육지원청은 이와 관련 “학교장의 신청에 의해 픽업존 설치만 가능하고 강제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관내 두 곳이 설치 완료했고, 한 곳은 곧 공사에 들어간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학교장에게 설치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최근 픽업존 등 안전시설이 없어 상동초등학교 학생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상동초등학교 측은 픽업존 설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교직원이 주차해야 하므로 픽업존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후문의 여유 공간을 설계변경한 후 용역을 진행할 의사는 없는지를 묻자 “공간이 없다”고 일축했다.
픽업존을 설치한 추옥련 삼룡초등학교장은 “학교가 오래돼 픽업존을 설치할 구역이 없어, 학부모들과 묘안을 짜내 자투리 공간을 찾아냈다. 학교 내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만, 학부모와 장시간 의논한 후 학생들 안전만 생각하자는 일념으로 픽업존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6·1지방선거를 앞둔 거제시장 후보들도 한 목소리로 픽업존 설치 확대에 공감했다. 그동안 시정을 맡았던 변광용 후보는 “어린이와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시장의 책무이기에 사고 전부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부서에 교육청에 초당적으로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상동초등학교에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이 앞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종우 거제시장 후보는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이기에 안전한 거제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김한표 무소속 후보는 “전 경찰서장 출신인 관계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에 막대한 책임을 느낀다. 시장이 된다면 최우선적으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어린이 픽업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철 무소속 후보는“어린이와 노약자 그리고 여성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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