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5봉지 한 묶음으로 된 번들 1개를 구매해야 한다. ‘팔도 비빔면’ 글자 조합을 완성하려면 적어도 번들 2개를 구매해야 포카 2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5봉지가 든 한 묶음의 가격은 인터넷 기준 4200원 정도다. 오프라인에서는 번들 1개씩 구매할 수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대체로 번들 4개를 한 묶음으로 판매한다. 낱개로 총 20봉을 사야 하는 것이다. 팔도 온라인 공식 판매처를 포함한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에서 포토카드가 포함된 비빔면을 구입하려면 1만 5000원~ 2만 원 상당의 번들 4개를 구매해야 한다.
업계에서 꾸준히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팔도 비빔면이 왜 포토카드 이벤트를 기획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경쟁사들의 선전과 추격으로 팔도 비빔면의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팔도는 팔도 비빔면 출시 이후 38년 동안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한때 80%에 달하던 시장점유율이 경쟁업체의 선전으로 최근 5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경쟁업체인 농심에서 출시한 배홍동 비빔면의 지난해 매출이 200억 원을 기록해 비빔면 시장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라섰다. 농심의 빠른 추격에 위기감을 느낀 팔도가 브랜드 모델을 교체하고, 포토카드‧팬 사인회 응모 이벤트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또 최근 SPC삼립이 포켓몬빵의 스티커를 이용한 제품 판매로 인기를 끈 것을 보고 팔도에서 판매량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포카를 이용한 마케팅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SPC삼립은 지난 2월 포켓몬빵을 재출시한 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1.1%늘어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에 동봉된 포켓몬 캐릭터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를 얻기 위해 줄 서서 제품을 사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 이와 비슷한 연예인 포토카드로 팔도 비빔면의 인기와 매출을 한층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팔도는 포토카드와 팬 사인회 이벤트는 판매량‧시장 점유율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팔도 관계자는 “이벤트는 팬들을 위한 선물의 의미로 준비한 것”이라며 “이벤트 전후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에 진행하는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판매량이 크게 신장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팔도’ 포카를 얻기 어렵다 보니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는 포카만 따로 팔거나 산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팔도 포카는 5000~6000원부터 3만 원 정도의 가격에 거래됐다. 또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제품을 대량 구매하다 보니 포카만 가지고 제품은 팔거나 나눠주는 경우도 벌어졌다.

팔도는 이번 이벤트가 원래 의도와 달리 상술 마케팅으로 비쳐진 점에 대해 팔도 관계자는 “팬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이벤트를 기획했는데 제품을 구매하신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좋아하는 연예인이 포토카드로 나오는 것 자체만으로 재밌고 소중한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대량 구매라는 노력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상술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을 것”이라며 “당첨되는 사람 자체도 적은데 응모할 수 있는 기회 자체도 주어지지 않다 보니 이런 논란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들이 제품을 많이 구매했는데 팬 사인회에 응모조차 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니까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기업이 제품에 들어가는 포토카드를 적절하게 분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벤트를 기획할 때 소비자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에서 제품 관련 이벤트를 진행할 때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벤트에 참여했을 때 소수만 당첨되는 방식이다 보니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 자체가 크지 않았다”며 “인증한다고 해서 모두 당첨되는 것이 아니라 인증을 하면 응모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이벤트 자체가 소비자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lij907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