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누른 ‘마동석 유니버스’ 천만관객 돌파 주목…6월말 ‘헤어질 결심’ 7월 ‘한산’이 기세 이어갈 듯
‘지상 최대의 블록버스터 이제 모든 것이 끝난다.’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포스터에 담긴 홍보 문구다. ‘범죄도시2’의 흥행 질주까지 끝내버릴 수 있는 지상 최대의 블록버스터라는 점은 분명 사실이다. 다만 얼마나 어마어마한 블록버스터이냐와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최근 극장가에선 2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대작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바로 박스오피스 순위가 바뀌곤 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월 4일 개봉해 엄청난 흥행 기세를 보였지만 2주 뒤인 5월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에 바로 1위 자리를 내줬다. 6월 2일 기준 누적 관객 수가 581만 8158명이나 되지만 개봉 2주차인 5월 17일까지 누적 관객 수가 505만 7618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범죄도시2’ 개봉 이후 관객 수는 75만여 명에 불과하다. 확연히 흥행세가 꺾인 셈이다.
‘범죄도시2’도 비슷한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범죄도시2’는 개봉 2주차인 5월 31일까지 누적 관객 수가 701만 3534명이나 됐지만 6월 1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개봉하면 1위 자리를 내주고 흥행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6월 1일 흥행수치는 예상대로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에 따르면 6월 1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76만 365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위에 올랐고 ‘범죄도시2’는 46만 3157명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그렇지만 영화계에선 생각보다 ‘범죄도시2’가 잘 버텨줬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비록 1위 자리를 내줬지만 46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한 흥행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개봉일인 5월 18일 ‘범죄도시2’가 46만 7503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비해 2위로 내려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4만 4689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이미 흥행 규모가 1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범죄도시2’가 압도적인 흥행세를 보인 것.
하루 뒤인 6월 2일 ‘범죄도시2’는 15만 340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10만 6331명을 동원해 2위로 내려앉았다. 6월 2일까지 ‘범죄도시2’의 누적 관객 수는 763만 98명으로 이제 서서히 1000만 관객이 보이기 시작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흥행 기세가 ‘범죄도시2’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라면 ‘범죄도시2’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1000만 관객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6월 8일 개봉하는 ‘브로커’, 15일에 개봉하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등의 한국 영화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1000만 관객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사실 한국 영화계는 코시국 내내 개봉 강행보다 연기를 선택해왔다. 그 사이 마블 등 해외 영화들이 개봉을 강행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코시국 이후 첫 1000만 관객 영화의 영광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나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내줄 뻔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대작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시작한다. 칸 국제영화제 수상작 두 편이 6월에 개봉하고 7월부터는 2년 넘게 개봉을 미루며 이날만을 기다린 대작 한국 영화들이 연거푸 개봉한다.
이런 한국 영화의 본격적인 개봉 러시의 가장 앞에서 ‘범죄도시2’가 제대로 길을 닦아 놨다. 요즘 영화계에선 ‘마석도가 이순신 장군의 선봉장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마석도는 ‘범죄도시2’에서 마동석이 맡은 캐릭터다. 아무래도 올여름 최대 기대작은 ‘한산: 용의 출현’으로 7월 개봉 예정이다. 당연히 주인공은 이순신 장군이다.
‘범죄도시2’를 통해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다시 느낀 관객들이 7월에는 ‘한산: 용의 출현’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산: 용의 출현’은 역대 최다 관객 동원(1761만 명) 영화 ‘명량’의 후속작이다. 잘하면 ‘한산: 용의 출현’이 그 기록을 깰지도 모른다.
‘범죄도시2’의 1차 수혜주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헤어질 결심’이 될 전망이다. 6월에는 칸 영화제 수상작 두 편이 나란히 개봉하는데 6월 8일 ‘브로커’가 먼저 개봉하고 29일에 ‘헤어질 결심’이 개봉한다. 다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브로커’는 ‘범죄도시2’와 상영 기간이 일부 겹쳐 흥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15일 개봉하는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역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6월 29일 개봉이라 그런 부분에서도 자유롭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헤어질 결심’에도 이순신 장군이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의 남자 주인공이 모두 박해일이다.
그만큼 박해일은 올여름 극장가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주연급 배우들이 여름 극장가에 개봉하는 두 편의 영화에 동시에 출연하는 일은 거의 없다. 박해일의 연속 등판 역시 코로나19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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