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6일 금요일 저녁 대구에 사는 마흔 두 살 주부 한 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사람은 남동생으로 수화기 너머로 흐느끼던 그는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애교가 많아 늘 주위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여덟 살 조카 소원이가 갑자기 죽었다는 전화였다.
남동생의 이혼으로 5년 간 동생을 대신해 조카들을 돌봐온 한 씨. 딸처럼 키운 소원이가 갑자기 죽은 이유를 묻자 동생은 묘한 말을 남긴다.
"배가 아파서, 배가 아파서 죽었어요."
키우는 동안 잔병치레도 없었던 탓에 한 씨는 소원이의 죽음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고모 한 씨는 소리를 만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가지만 소리는 더 이상 자신이 알던 조카가 아니었다.
소리는 5년이나 함께 산 고모를 피하며 만남을 거부했다. 소리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소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과연 소원이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1년 넘게 이어진 고모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마침내 어두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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