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시 간부 공무원 "의회·집행부간 상생해야…사회단체 입김으로 예산 삭감돼 매우 안타깝다"
- 경주지역 시민단체 "소모적이고 선심성 예산 없는지 꼼꼼히 살필 것"
[일요신문] "공직 생활 수십년만에 사회단체와 특정 협회가 반대한다고 의회에 제출된 시민들을 위한 집행부 행사 예산을 전액 삭감 시키는 경우는 처음 보네요"
최근 경주시가 경주시의회에 제출한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에 대한 제1차 추경안이 경제산업위원에서 삭감됐다는 소식을 접한 시의회 사무처 공무원 A씨는 "결국 상임위원들이 특정 협회에 휘둘려 그들의 뜻대로 된 것"이라며 허탈해했다.
경주시의회가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예산 삭감을 두고 지역 여론 등에 원성을 사고 있다.
문제는 예산삭감 절차에 있어 특정 사회단체의 압력으로 인한 실질적 삭감이라는 것인데, 이로 인해 지역 일부 사회단체와 특정 해당 협회가 권력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주시 공무원 A씨는 "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관심을 갖고 '반려동물 문화 축제 행사'를 추진해 왔고, 특히나 경북도에서 예산까지 지원해 내려준 행사 자체를 반대하며, 자기들(사회단체 등) 행사라고 우기며, 의회까지 찾아가 의원님들을 상대로 예산삭감을 독려했다는 것은 도를 넘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23일 경주시와 경주시의회에 따르면 해당 담당부서인 축산과 동물보호팀은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 건에 대한 민간 보조비 사업 예산 9800여 만원(경북도 지원 2900여 만원)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앞서 경주시의회는 지난 8일 제270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상임위원회를 열고 2022년 제1회 추경예산안 심사에 들어갔다. 이후 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이락우)는 해당 부서(축산과 동물보호팀)의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 안건에 대한 심사를 열어 시 예산 전체를 삭감했다.
이락우 위원장은 "사안에 대한 검토는 충분하게 했다. 하지만 예산을 집행해야 할 해당 부서 과장이 행사에 대한 타당성을 충분하게 위원들을 설득 시키지 못했고, 위원들이 행사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라고 해 예산삭감이 불가피 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임시회 전 이 행사와 관련된 협회 회장이 찾아와 지역 사회단체와 협회의 뜻이라며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 예산을 삭감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들 역시 경주 시민이라 이 같은 요청을 안받아 들일 이유는 없었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경제산업위원회 B 위원은 "행사와 관련해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해당 사회단체와 협회에서 주최, 주관을 하고 싶어 한다. 이들 협회 등은 내년부터 자신들이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시의회 차원의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서 집행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주시 한 간부 공무원은 "의회와 집행부간 상생해야 하는데 예산 삭감 관련해 사회단체의 입김으로 삭감이 되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를 선거 철 표를 의식해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는 의원님들도 문제가 크다"고 힐난했다.
또 다른 간부 공무원은 "예산과 관련해 의회는 낭비되는 예산이 없도록 세심하고 심도 있는 심사로 시민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의회에도 절차가 있고, 삭감도 의원들의 판단으로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판단 자체가 의회 의원들이 아닌 어떤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 돼 휘둘려 진다면 굳이 의회의 판단이 있을 필요가 없지 않겠냐"라며, 유감을 표했다.
시 축산과 관계자는 "예산을 살려보려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반려동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특정 단체와 협회의 반대 주장이 너무 강해 이들을 이해 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웬만해선 그들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주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주 반려동물 문화 축제'와 관련해 지역 특정 단체와 협회가 내년도 행사 유치를 위해 시의회에 직접 협조를 요청한 만큼 시의회 상임위원들이 소관 사항에 대해 예산을 끼워 넣어 심의 의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소모적이고 선심성 예산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
경북도, 2025 국비예산 역대 최대 11조 8677억 원 확보
온라인 기사 ( 2024.12.10 19:29 )
-
대구시, 2년 연속 국비 8조 원대 달성
온라인 기사 ( 2024.12.10 19:36 )
-
광역철도 대경선(구미~경산) 개통…"대구·경북 하나로 잇다"
온라인 기사 ( 2024.12.13 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