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시위에서 “GS건설과 ‘1년 단위 계약과 2개월 해지통보 시 퇴거’란 조건의 맺은 계약으로 상인들 모두 길거리로 나 앉을 판”이라며 “GS건설은 한 차례 협의조차 없이 소상공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갑질계약’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8개 업체 소상공인들과 협의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 가운데 A 씨는 “계약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인 두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죽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A 씨는 GS건설 소유 부지에서 중고차매매시장을 운영하던 처사촌오빠의 직원으로 일하다가 상사를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전 재산에다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GS건설과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6월 6일이었다. 이후 7월 말에 GS건설로부터 퇴거 통보 받았다. ‘새연산매매단지’를 임대해 사용 중인 총 8개 소상공인들은 9월 30일까지 퇴거해야 한다. A 씨도 오는 9월 30일까지 퇴거해야 한다.
A 씨는 “1년 만이라도 내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GS건설이 불과 한 달 만에 퇴거 공문을 보낼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아무리 법과 명시된 계약이 우선한다고 해도 도리라는 것이 있다.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지를 활용해야 하는 건설업 특성상 어쩔 수 없다. 계약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이번 주 내로 업체 대표를 만나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A 씨의 경우와 관련해서는 “권리승계이지 새로운 계약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S건설 측은 오는 9월 1일 ‘새연산매매단지’ 입주자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기에도 고개를 가로젓는 이가 있다. 입주자 가운데 B 씨는 “GS건설은 그동안 열 차례 가까이나 만나서 협의를 갖겠다고 했지만, 번번이 약속을 어겼다. 시간 끌기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의 윤곽이 뚜렷하게 정해지지도 않았는데도 불구, 입주자들을 서둘러 내모는 것도 문제점으로 인식된다. 3층짜리 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으로만 알려졌지, 아직 사업의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무슨 사업을 펼칠지 확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인시켜줬다.
‘새연산매매단지’ 입주자들은 박형준 부산시장, 주석수 연제구청장 등에게 사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상경투쟁’, ‘법적대응’ 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