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1일(현지시각) ITC는 삼성전자가 맥셀 특허 1건을 침해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관세법 337조는 수입 제품의 특허나 영업비밀 침해 등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하고 제재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다. ICT는 맥셀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미국 반입을 막는 제한적 수입금지명령(LEO)을 권고했다. 특허를 침해한 재고에 판매중지명령(CDO)을 내려야 한다고도 판단했다.
ITC의 예비판결은 최종 결정이 아니어서 곧바로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최종 결론은 ITC 전체위원회가 내린다. ITC 예비판결은 최종 판결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사례가 많다. 다만 전체위원회가 당사자의 이의 제기나 직권에 따라 예비판결의 일부나 전부를 재검토해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ITC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맥셀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5개의 특허 중 1개 특허에만 삼성전자 침해가 인정됐다. 침해가 인정된 특허는 11,490,004 특허(004 특허)로 스마트폰 카메라 화면에서 사용자가 선택한 피사체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초점 영역을 표시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상당 부분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최종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삼성전자에 일부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ITC는 두 회사의 합의에 따라 갤럭시 S25를 대표 제품으로 선정해 004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했다. ITC가 최종적으로 수입금지명령 조치를 내릴 경우 적용 대상은 갤럭시 S25뿐 아니라 004 특허를 침해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백호용 리앤목 특허법인 파트너 변리사는 “결국 침해가 인정된 특허가 1건이라도 ITC 제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비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완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예비판결 내용이 그대로 유지되면 미국에 이미 만들어놓은 재고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맥셀은 모두 예비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침해가 인정된 004 특허를 재검토해달라고 주장했다. 맥셀은 비침해로 판단된 나머지 4개 특허와 삼성전자의 설계변경 제품에 대해서도 특허 침해를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가 제소까지…라이선스 협상 압박 높이는 맥셀
맥셀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특허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맥셀은 예비판결 직후인 7월 10일 또 다른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삼성전자를 ITC에 추가 제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맥셀은 삼성전자가 S23~S26, Z 폴드와 플립 시리즈 등 다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미국으로 수입·판매하면서 자사 특허 6개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맥셀은 ITC에 특허 침해 제품의 제한적 수입금지명령과 판매금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맥셀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라이선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특허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맥셀과 삼성전자는 과거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는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맥셀은 소장을 통해 “맥셀은 미국에서 모토로라에 특허를 라이선스해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제품 판매를 이어가면 자사 라이선스 사업에 피해가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맥셀의 공세엔 합의금이나 손해배상금을 받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허 침해 판단이 내려질 경우 삼성전자의 기업 이미지나 제품 판매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 경쟁력 확대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8%로 1위, 삼성전자가 26%로 2위를 차지했다. 모토로라가 10%, 구글이 3%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경쟁사와 NPE(특허관리전문회사)들의 특허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미국에서만 64건의 특허 침해 소송에 피소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사업 영역이 넓어 특허 분쟁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 시장점유율도 높아 소송을 제기하는 측에서는 거액의 손해배상이나 로열티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미국에 등록한 특허는 처음으로 10만 건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맥셀 측도 “현재 소송과 ITC 절차가 진행 중인 관계로 별도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