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케이블TV VOD 사업자 홈초이스 투자·배급…OTT 돌풍 맞선 VOD 반격 시작되나
8월 24일 개봉한 뒤 28일 일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뒤 9월 5일까지 9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름 극장가 빅4 가운데 아직 극장에 남아 있는 ‘헌트’와 ‘한산: 용의 출현’을 2, 3위로 밀어낸 저력이 돋보인다.
제작비 5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이 160만 명인 이 영화는 작은 영화의 반란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영화계에서 ‘육사오’의 흥행이 화제가 되고 있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육사오’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등 대형 회사가 투자·배급한 영화가 아닌 홈초이스가 투자·배급한 영화다. 홈초이스는 2007년 설립된 국내 최초 VOD 서비스 기업으로 전국 디지털케이블TV에 VOD 콘텐츠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다. 2007년 당시 케이블TV 사업자들이 모여 공동 출자해 설립한 기업으로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CMB 등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주주로 있다. 그동안 광고, 영화 제작 및 배급, 채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이던 홈초이스가 이번에는 극장 개봉 영화에 투자를 했다.
기존 5대 대형 투자·배급사는 상당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까지 갖추고 있다. 반면 홈초이스는 극장 체인보다는 케이블TV VOD 시장이 중심인 회사로 ‘육사오’를 통해 극장 개봉작 투자·배급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위기의 VOD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는데,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이 개봉 한 달여 만에 유료 VOD 시장을 거치지 않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쿠팡플레이를 통해 서비스됐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이 주도하는 거센 흐름 속에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서서히 케이블TV와 IPTV의 유료 VOD 시장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디지털케이블TV에 VOD 콘텐츠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 홈초이스가 직접 투자·배급한 극장 개봉 영화 ‘육사오’가 잔잔한 흥행에 성공했다.
‘육사오’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려면 아직 극장 관객이 50만 명 이상 더 들어야 한다. 다만 9월 7일 ‘공조2: 인터내셔날’이 개봉해 ‘육사오’의 일별 박스오피스 1위 수성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육사오’의 잔잔한 흥행 열풍은 비록 ‘10일 천하’로 끝나겠지만 진정한 흥행은 이제 VOD 시장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여름 극장 개봉 대작이 추석 연휴 유료 VOD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었지만 이번 여름에는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이 바로 VOD 시장을 생략하고 바로 OTT 쿠팡플레이로 갔다. 대작 한국 영화들이 VOD 시장을 건너뛰는 새로운 흐름이 생성되기 시작하며 진정한 VOD 시장의 위기가 도래하는 시점인 셈이다. 바로 이런 시점에서 이뤄진 ‘육사오’의 흥행은 이제 VOD 시장도 반격을 시작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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