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은 한눈에 봐도 조부 김일성과 외모가 흡사하다. 연합뉴스 |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 부위원장이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9년 9월 당대표자회의 때였다. 한눈에 봐도 조부 김일성 주석과 흡사한 외모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그가 보인 행보 역시 예사롭지 않았다. 굳게 다문 입으로 부친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 여유롭게 손을 기울여 박수를 치는가 하면 행진을 하는 군사들을 향해 멋들어진 거수경례를 선보이기도 했다. 첫 공식석상 데뷔무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노련함과 기세가 그대로 묻어났다. 풋풋함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조부 김 주석의 환생을 보는 듯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기본적으로 김 부위원장을 조부 김 주석의 화신과 같은 존재로 묘사했다. 황 교수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이라는 인간의 존재는 본인의 선택과 관계없이 조부 김일성의 화신이 될 수밖에 없다. 어린 나이에 그가 살 길은 그것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가 스스로 자기만의 뭔가를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사람들 마음 속에서 김 주석은 과거의 긍정적인 멘털리티로 남아 있는 존재다. 신적인 존재에 가깝다. 남한에서는 그저 김정은이라고 하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지만 그 이전에 우선 김일성이라는 신격화된 존재를 이해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외형적인 모습은 물론 기세 넘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조부 김 주석과 흡사한 것은 그의 생존방식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김 부위원장은 왜 아버지 김 위원장이 아닌 조부 김 주석을 모델로 삼은 것일까. 김 위원장은 생존 당시 러시아 극한지대와 백두밀림을 누비며 기세 좋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던 부친 김 주석과는 사뭇 달랐다. 매우 감성적인 인물로 북한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영화와 같은 예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소 소극적이며 병약한 모습이었다.
황 교수는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으로서는 아버지보다는 조부의 후광을 물려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원래 한 대 걸러 선대를 모델로 삼는 것이 저항감도 없고 갈등도 적다. 격세유전 격이다. 대중들에 앞에 나설 때도 더 효과적이다. 세종이 용비어천가를 통해 아버지 태종이 아닌 조선 건국시조를 받드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라고 진단했다.
최근 김 부위원장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의 첫 공식행보였던 지난 1월 1일, ‘제105 탱크사단’에서 그는 작전연구실과 전자도서실, 세면실, 식당 등을 꼼꼼히 살펴보며 부대 장병들과 귓속말까지 주고받는 과감한 스킨십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고지도자로서 이제 막 나선 공식행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했고 자신감도 넘쳐보였다.
혹자는 이를 두고 사전에 충분한 훈련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황 교수는 이에 대해 ‘왕족 신분 특유의 자신감’으로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의 그러한 행동은 훈련된 것이 결코 아니다. 왕족과 평민은 다르다. 왕족은 평민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그의 자신감 넘치는 행동 하나하나는 왕족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성질이다. 평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어린 나이의 부담감 따위도 없다. 그것은 평민들이나 하는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8일 북한에서는 김 부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기록영상 한 편을 방영했다. 김 부위원장의 우상화를 의도한 전형적인 영상물로 그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다소 파격적인 모습도 연출됐다. 김 부위원장이 손수 백마를 타는가 하면 전투복까지 입고 탱크를 몰고 전투헬기에 오르기도 한다. 또한 장총을 다루는 흥미로운 모습도 포착됐다. 병약한 부친과는 다른 젊고 강한 모습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것 같았다. 혹자는 이를 두고 곧잘 영상물을 통해 자신의 강한 모습을 대중에 각인시켜온 푸틴의 행보와 비교하기도 한다.
또한 그는 부대원들과 거리낌 없는 스킨십으로 친근하게 어울려 호탕하게 웃는가하면 놀이기구를 타며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지극히 서민적이며 친근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황 교수는 “이 역시 조부 김 주석을 염두에 두고 보여주는 모습이다. 김 주석 역시 생존 당시 활기차고 친서민적인 행보를 많이 보여 왔다. 특히 주변인들과의 친근한 스킨십을 많이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의 이러한 면면은 전형적인 영웅 만들기 플롯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친서민적 행보는 역사 속 영웅들의 이야기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나폴레옹이 부하 병사들과 함께 고생했다는 얘기나 중국의 여러 영웅들이 부하를 위해 희생하는 일화들과 비슷한 것이다. 사실 기록물에 담긴 김 부위원장의 모습 하나하나는 모두 사전에 짜여진 각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록물에 담긴 모습 외에도 김 부위원장은 자신의 이미지 형성을 위해 최근 여러 가지 행보를 하고 있다.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 영결식 당시 추위에 떠는 조문객들을 위해 뜨거운 설탕물을 준비하고 버스를 대절하는가 하면 오는 2월에는 교화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러한 친근한 이미지로 일부 북한 주민들에게는 일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러한 행동분석을 통해 김정은이 향후 어떻게 움직이느냐를 예측해 볼 수 있다. 특히 그는 조부와 유사한 행보를 충실히 걷고 있다. 그의 움직임을 토대로 로드맵도 마련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개척자 NO, 계승자 YES
황 교수는 “이건희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상반되는 모델이다. 우선 이 회장은 선대의 후광을 이어받아 결코 그 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삼성의 대표적인 업종인 반도체는 고 이병철 회장이 이루어 놓은 것을 아들 이 회장이 성장시킨 경우다. 하지만 한화의 김 회장은 반대다. 김 회장은 선대의 후광보다는 자기 스스로 다른 분야를 개척한 모델이다. 29세의 나이에 회사를 물려받아 기존의 군수·화학 분야에서 레저·서비스 등 다른 분야로 회사를 확장시킨 형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부위원장은 전형적인 이건희 모델이다. 선대의 후광을 최대한 이어받고자 하는 인물이다. 혹자는 어린 나이에 회사를 물려받은 김 회장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독자적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간 김 회장과는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
황인혁 법사 충격 예언“김정은, 암살될 가능성 높다”
황 법사는 “아마도 김 부위원장은 김일성 왕조의 마지막 세습자가 될 것 같다. 그는 어린 단종의 운명을 타고 났다. 역학과 신점, 관상학적으로 봤을 때 모두 어린 나이에 사망할 운명이다. 사주로 풀이하면 그는 올해 29세(실제나이) 끝수다. 여기에 삼재가 끼어있는 악삼재의 사주다. 또한 신점으로 봐도 큰 일을 당할 운명이다. 아마도 올해 측근에 의해 암살당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충격적인 예언을 털어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도 무속인이 있지만 김 부위원장의 강한 운명을 돌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워낙 강해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가 살려면 오로지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운명이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향후 존립에 대해서도 황 법사는 “김 부위원장 사후 새로운 세력이 잠시 권력을 잡을 수는 있어도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다. 길어봤자 7년이다. 김 부위원장 사망 후에는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라며 부정적인 예언을 내놨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