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무대 위에서 실제 정사(?)
최근 연극 <교수와 여제자2>가 엄청난 논란을 불러 모았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실제 정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문제의 주인공은 <교수와 여제자2>에서 ‘부인’ 역할로 출연하는 이유린이었다. 본래 설정은 ‘가벼운 애무신’이었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극중 남편인 ‘남 교수’의 팬티를 벗기고 손과 입으로 남자 배우의 특정 부위를 애무하는 ‘사고’를 저질러 버렸다.
사회자(사) : 최근 (이)유린 씨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어요. 어쩌다 그런 사고가 난 건가요?
이유린(이) : 그 즈음 대표님께 연기 못한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런 지적을 받고 나서 ‘좀 더 열심히 하자’고 결심하고 무대에 올랐는데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런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어요. 약간은 남 교수님을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그런 ‘사적인 감정’도 한몫한 것 같고.
사 : 남자 배우도 많이 놀랐겠어요.
이 : 처음엔 많이 혼났고 그 이후로 선배님하고 사이가 서먹해졌어요. 나중에 제가 사과하고 나서 다시 선후배로 잘 지내고 있지만 여전히 저를 조금 피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사 : (윤)시원 씨도 <가자! 장미여관으로>에서 베드신을 많이 소화하는데 베드신을 연기할 때 실제 흥분되기도 하나요?
윤시원(윤) : 아뇨. 연기는 분명 연기일 뿐이죠. 신음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연기하지만 종종 상대 배우 (이)유성이가 너무 오래 정사신을 이어가면 조용한 목소리로 ‘빨리 끝내!’ ‘얼른 사정해!’라고 타박을 주기도 해요.
사 :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보면 무대 2층 침대에서의 베드신이 끝나고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5분가량 시원 씨와 유성 씨는 전라 상태로 침대 위에 있잖아요. 무대 1층에서 연기하는 다른 배우에게 조명과 관객의 시선이 돌아가 있는 그 시간 동안 유성 씨랑 무슨 얘길 나누세요?
윤 : 주로 자요(웃음). 낮 공연 때는 유성이랑 저녁 식사 메뉴를 두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 작업녀 배우 떴다!
사 : 과거에 스토커 관객이 문제가 된 적도 있는데 요즘엔 그런 일 없나요? 스토커까진 아니더라도 연락처를 묻거나 데이트를 신청하는 관객은 있을 것 같은데.
이 : 마음에 드는 관객이 있으면 오히려 제가 연락처를 줘요. 무대 위에서 ‘제가 마음에 드는 분은 손들어 주세요’라고 말한 뒤 손든 분들 가운데 제 스타일이 있으면 연락처를 건네죠. 지금까지 10여 분께 연락처를 줬는데 정말 전화해준 분은 세 분밖에 없었어요.
엄다혜(엄) : ‘연하 꽃돌이’가 그렇게 만난 사람이야?
이 : 네, 언니. 세 분 가운데 한 분하곤 직접 만나서 저녁 얻어먹고 꽃도 받았어요. 스물다섯 연하남이었는데 아쉽게도 애인이 있다더군요.
#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사 : 관객들은 무대밖에 보지 못해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윤 : 무대 뒤에선 유성이가 늘 당해요. 팬티만 입고 연기하는 장면을 마치고 무대 뒤로 들어오면 다른 남자 배우들이 유성이 엉덩이를 때리거나 팬티를 잡아당기는 등 장난을 많이 치거든요. 다들 워낙 친해서 그런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치죠.
사 : 밤 공연이 열 시쯤 끝나는데 배우들끼리 술도 자주 마시나요?
이 : 종종 마시는데 저하고 다혜 언니는 술을 많이 못 마셔서 그냥 늦은 저녁을 먹는 수준이에요. 지난 크리스마스이브 때는 하루 4회 공연을 했거든요. 공연이 모두 끝나고 <가자! 장미여관으로> 팀과 <교수와 여제자2> 팀이 모두 모여 회식을 했어요. 극단 대표님이랑 사모님이 백숙을 해주셔서 공연장에서 작은 파티가 열렸어요. 배우들이 모두 솔로라서 그렇게 이브를 함께 보냈죠.
윤 : 그나마 지방 공연에 가면 배우들이랑 스태프가 술자리를 자주 가져요. 일주일에서 열흘씩 지방 대도시에서 공연을 가지면 숙소를 잡아두고 같이 지내니까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지죠.
엄 : 아무래도 관객들의 반응도 지방 공연이 더 뜨거운 편이에요. 지난 번 지방공연 갔을 땐 한 40대 남성 팬이 유린이를 알아본 거예요. 예전에 케이블 방송에 ‘식신녀’로 나왔던 것까지 기억하며 유린이 팬이라고 밝힌 그분이 며칠 뒤 다시 공연장을 찾아 떡을 돌려 모두 유린이를 부러워했었죠.
# 체력관리 운동선수 못잖아
지난해 1월부터 엄다혜가 <교수와 여제자2>에 출연하기 시작했고, 윤시원과 이유린은 지난해 6월부터 합류했다. 당시 엄다혜와 더블 캐스팅으로 ‘여제자’ 역할을 맡았던 윤시원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자! 장미여관으로>에서 제자와 사랑에 빠진 여선생 역할로 출연 중이다. <교수와 여제자2>의 ‘부인’ 역할로 성인연극에 첫발을 디딘 이유린은 노출이 없던 ‘부인’ 역할을 맡아 처음으로 전라 연기를 선보이며 ‘달라진 부인’ 역할을 선보이고 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에는 이파니 등의 유명 배우도 출연하지만 두 편의 성인 연극에서 전라 노출을 선보이는 여배우는 이들 셋뿐이다.
사 : 세 분 모두 6개월에서 1년가량 연극 무대에 서고 있는데 많이 힘들겠어요. 어떻게 체력 관리를 하고 계세요?
이 : 저는 먹는 걸로 풀어요. 그런데 매일 전라 연기를 하려면 몸매 관리도 해야 하는데 자꾸 먹어서 걱정이에요.
윤 : 정말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요. 저도 쉴 땐 먹고 자고 하는데, 몸매도 관리해야 하니 힘들죠. 그래서 보통 공연 모두 끝나면 다른 약속 못 잡고 집으로 직행해서 뻗어버리곤 해요.
사 :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겠어요.
엄 : 절대 감기에 걸리면 안 되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감기 기운이 있으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요. <교수와 여제자2>는 월요일도 쉬지 않고 공연 중이에요. 하루도 못 쉬고 하루 두 번 씩 공연하려면 정말 체력이 중요해요. 그래서 많이 자고 운동도 하면서 체력 관리에 힘쓰죠. 몸매 관리도 중요하지만 체력 관리가 먼저거든요. 설날에도 못 쉬고 공연할 예정인데 그래도 늘 만석이라 기뻐요.
# 업계에 많은 투자 부탁
엄다혜는 지난 98년 에로배우로 데뷔해 올해 15년차다. 에로배우로 시작해 인터넷 성인방송, 성인 연극, 인터넷 성인영화 등 성인 콘텐츠 전문 배우의 올곧은 길을 걷고 있다. 에로 비디오가 전성기이던 90년대 후반 활동하던 에로 배우 가운데 현역은 엄다혜가 유일하다.
사 : 다혜 씨는 이번에 몇 번째 성인 연극인가요?
엄 : 세 번째요. 2002년에 <아끼꼬상의 긴자꼬>에 출연했고 2007년에 <미란다>, 그리고 <교수와 여제자2>까지. <교수와 여제자> 공연 당시에도 캐스팅 제안을 받았지만 연극은 너무 힘들어 거절했었어요. 2월에 지방공연까지 끝나면 다시 조금 쉬려고요. 성인 연극이 아닌 정극 연극에서도 캐스팅 제안을 받곤 하는데 다 거절했어요. 저는 성인 배우니까 성인 연극에만 집중해야죠.
사 : 2002년과 요즘은 성인 연극도 많이 달려졌죠?
엄 : 그럼요. 당시에는 조명이 어두워서 전라 연기이긴 했지만 사실 관객들 입장에선 잘 보이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요즘은 조명이 많이 밝아졌죠. 관객들도 많이 쿨해졌어요. 2002년엔 조명이 어두우니까 조금이라도 여배우의 몸을 더 자세히 보려는 관객들이 많았다면 요즘엔 아예 밝은 조명에서 전라를 드러내니까 관객들도 여배우의 몸보다는 작품에 더 집중해요. 더 많이 웃고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죠.
사 : 다혜 씨는 워낙 오랜 기간 활동해서 그런지 소문도 많아요. 특히 그동안 번 돈을 꾸준히 모아 강남에 건물을 샀다는 얘기도 있고, 남자 톱스타 A 씨의 집에도 초대받는 막역한 친구라는 소문도 들었어요.
엄 : 에이! 다 헛소문이에요. 강남에 건물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또 A는 실제로 본 적도 없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돈을 벌면 세계 곳곳으로 여행을 다녀요.
사 : 스페인 포르노 영화제에도 다녀왔죠?
엄 : 네. 리포터 신분으로 다녀왔는데 성인 배우로 활동하며 가장 인상 깊은 경험이었어요. 관람객이 엄청나게 많은데 배우들이 그 앞에서 실제로 해요. 심지어 관람객들 가운데 신청자가 있으면 무대로 올라오게 해서 배우들이 관객과 실제로 성관계를 갖으며 포르노 촬영하는 현장을 재연하기도 하죠. 한국과는 전혀 다른 성인 콘텐츠 문화였어요.
사 : 지난 15년 동안 에로 업계가 많이 변했죠?
엄 : 그럼요. 성인 콘텐츠 분야에 투자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예전처럼 에로 비디오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해요. 그땐 정말 최고의 자질을 갖춘 프로 배우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아무나 성인 배우가 되면서 스타급 배우가 많이 사라져 아쉬워요.
이유린 역시 에로배우 출신이다. 어린 시절 가정불화와 왕따로 노출중독과 거식증에 시달리기도 했던 이유린은 강철웅 감독에게 캐스팅돼 <교수와 여제자2>에 출연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많이 되찾았다고 한다.
사 : 유린 씨처럼 2000년대에 데뷔한 에로 배우들은 일자리가 없어 고생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 : 제가 성인 연극에 출연하니까 알음알음 제 이메일이나 연락처를 알아서 연락해오는 동료 애로배우들도 있어요. 요즘에야 인터넷용 에로비디오만 간간이 제작돼 일자리가 없어 성인 연극에 출연하고 싶어 하는 에로 배우들도 많거든요.
반면 윤시원은 에로 배우 출신이 아니다. 20대 중반까진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드라마 단역으로 시작해 케이블 제작 드라마와 시트콤에서 섹시 코믹 연기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성인 연극계로 진출했다. 성인 연극계는 물론 케이블 영화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어 <가자! 장미여관으로> 차기작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렇게 우리끼리 모여서 인터뷰를 함께하니 색다른 기분이네요.”(윤시원)
“빨리 공연이 끝나고 좀 쉬었으면 좋겠어요. 2월 지방 공연까지 모든 걸 다 쏟아낸 다음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엄다혜)
“그럼 언니 역할 저한테 물려주고 가세요. 저도 이제 주인공을 해보고 싶어요.”(이유린)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박영준 인턴기자 pyj84@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