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간부 1000만 원을 건네고 대북 코인을 받았다는 주장 나와…해당 간부 단순 대여라고 주장해
아시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KBS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을 통해 “해당 간부가 코인 발행 단체 측에 1000만 원을 건네고 대북 코인을 받았다며, KBS의 예산(KBS 남북교류협력단 특활비)이 북한 측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2년 10월 6일 JTBC가 “2020년 대북 관련 코인을 발행한 아태평화교류협회의 투자 내역서를 살펴본 결과 ‘특별관리 투자자’ 명단에 공영방송사 간부도 포함됐다”고 밝힌 보도에 따른 것이다. JTBC는 “당시 아태평화교류협회는 투자자들에게 ‘북한에 현금을 보낼 수 없으니 코인을 발행한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투자자는 100여 명, 투자액은 10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JTBC는 “해당 방송국의 간부로 파악된 이 투자자는 코인 20만 개를 지급받았다”고 전했다.
KBS노조는 비슷한 시기 KBS가 북한 측 장관급 인사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두 사안 간의 ‘인과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BS노조에 따르면 문제의 ‘대북 코인’을 받은 KBS 간부는 2019년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을 맡았던 A 보도영상국장으로 알려졌다. A 국장은 2019년 7월 대북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와 경기도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공동 개최한 남북교류행사(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당시 KBS는 북한 최고위 인사인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인터뷰는 2019년 7월 25일 KBS ‘뉴스9’를 통해 방영됐다. 3개월이 지난 뒤 A 국장은 2019년 10월경 1000만 원을 아태평화교류협회 B 회장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송금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자 A 국장은 “당시 B 회장의 요청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국장은 “당시 KBS 남북교류협력단 팀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해 리종혁 부위원장의 인터뷰 보도 경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2019년10월 B 회장의 요청으로 1000만 원을 빌려 준 뒤, 2021년 7월 B회장이 1000만 원을 코인으로 대신 갚겠다고 해 받은 것일 뿐 투자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아시아투데이에 따르면 KBS노조는 “공영방송사 국장급 기자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생활비조로 생돈 1000만 원을 넙죽넙죽 빌려 주는 사례가 그리 흔한 일이냐”며 “알다가도 모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단순 투자나 대여가 아닌 북한을 대상으로 한 ‘송금’으로 간주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이적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 KBS노조의 시각이라고 한다.
KBS노조 관계자는 “KBS가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단독 인터뷰를 한 시기는 한국·북한·일본 사이에 안보와 관련한 미묘한 상황이 전개되던 시점”이라며 “당시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반도체 제조 특수 물질(에칭 가스)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일본정부가 파악해 ‘지소미아 협정 파기’라는 외교적 참사가 빚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고, 이 시점에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의 발언을 KBS가 여과 없이 방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BS노조 관계자는 “일본정부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인 성토를 공영방송 KBS가 대변해 줬다고도 볼 수 있다”며 “돈이 A국장 개인 돈이었는지, KBS 예산이었는지를 즉각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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