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대구 엑스코서 ‘2022 대구정신건강축제‘ 개최
- 대구시 김종환 행정부시장 "시민들의 마음 건강,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일요신문] 인류의 정신과 마음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 세계 정세의 재편, 암울한 세계경제전망. 이 가운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 극단적 선택이 1위다.
스스로는 물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정신을 지켜줘야 될 시점인 것이다.
'2022 대구정신건강축제'가 14~15일 대구 엑스코 서관 3홀에서 열렸다.
주제는 '내 마음속 희망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즐거워·따뜻해·궁금해·편안해' 4가지 테마로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 건강의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부스가 마련됐다.
특히 △정우철 도슨트가 들려주는 '거장의 인생을 통해 그림을 보는 특별한 미술 강연' △임효덕 경북대 명예교수 초청 강연 △MZ세대의 고민을 함께 나눠보는 '애써도 나아지지 않는 하루를 보낸 당신에게' 토크콘서트(경북대병원·영남대의료원·대구가톨릭대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명) △나를 마주하는 1분 초상화 △미술로 치료하는 컬러 드로잉 등이 모두 무료로 진행됐다.
시민의 마음을 위로한 이날 축제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재활시설, 유관기관 등 52개 기관이 동참했다.
- 따뜻해 "힘든 시기, 서로의 마음 위로해요"
대구커피협회는 현장에서 핸드드립으로 내린 따끈한 커피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원두빵이 뜨거운 물에 닿아 부푸는 광경과 함께 피어나는 커피 내음은 시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커피명가 안명규 대표이사와 대구커피협회 정은경 상임이사는 "커피의 향과 맛은 마음이 울적한 분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시기, 몸은 물론 마음의 건강에 맛을 더한 커피로 즐거운 인생이 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달서구 정신건강복지센터는 'SmartPulse' 기계로 신체의 스트레스를 측정하고 '신체·정신·총합·대처능력' 4가지를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검사에서 본 기자의 스트레스는 '나쁨'이었고, 대처능력도 '낮음'으로 나왔다.
센터 관계자는 "일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가라앉히는 취미를 해 볼 것"을 권했다. 이어 MBTI, 사티어 의사소통유형, 내적스트레스 척도, 진로적성검사를 무료로 받았다.
기자의 사티어 의사소통유형은 A~E형 가운데 'E형'으로 나왔다. 'E형'은 타인과의 의사 소통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이성적 판단을 주로 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다른 유형보다 비교적 많은 내적 에너지가 소비되고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A~D유형은 모두 3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대면서 균등하게 나왔다.
정신재활시설에 대한 인식개선도 눈길을 끈다. 내가 다시 태어난 곳, 따스한 엄마품, 정다운 이야기, 따뜻한 마음들, 병원이 아닌 또다른 사회, 나를 기다려주는 곳 등 편견을 낮추는 키워드가 나열됐다.
대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협의회는 '나무 그늘 아래, 쉼'이라는 부스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EPSON포토프린트'로 포토카드를 선사했다. 이곳에선 자신의 휴대폰에 담긴 소중한 사진을 프린트해 담아 갈수 있다. 한켠에는 스트레스를 적어 종이컵에 붙인 후 장난감총으로 쏘는 시원한 이벤트도 마련돼 수많은 시민들이 스트레스를 날렸다.
- 궁금해 "나도 혹시 디지털 침해?"
일상 속 '디지털 치매' 테스트도 인기 부스였다.
테스트는 △외우는 전화번호가 집 전화번호뿐이다 △주변사람과 대화 80%가 메신저로 한다 △어제 먹은 식사 메뉴가 생각 안난다 △계산서에 서명할때 빼고는 거의 손으로 글씨를 쓰지 않는다 △처음 만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전에 만났던 사람인 적이 있다 △왜 자꾸 같은 말을 하냐고 들은 적이 있다 △네비게이션 장착 후 지도를 안 본다 △전화번호 갑자기 까 먹은 적이 있다 △분명히 아는 단어인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애창곡 가사를 보지 않으면 노래 부를 수 없다 등 이다. 이 가운데 1~2개만 해당되어도 디지털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밖에 가상 음주 체험과 자신의 음주 건강상태, 생애 주기별 음주 피해 통계, 그 예방책도 인상적이다.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주의집중훈련 프로그램, EM-Wove 기기체험, 마약의 위험성, VR치매가상체험, 금연나무 만들기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궁금해' 테마에는 대구동부·달서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범죄피해트라우마 통합지원기관 대구스마일센터, 대구스마트쉼센터, 대구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한국마약퇴치운동대구본부, 대구광역치매센터, 영남대학교병원 대구금연지원센터 등이 동참했다.
- 즐거워 "스트레스 날려버리자!"
이곳에선 도심 속 캠핑장에서 반짝이는 무드등이 마련됐다. 메타버스를 타고 숲속을 갈 수 있었다. 미술로 정신을 다스리고 힐링을 위한 '베러마인드', 인지장애 가상체험, 치매예방을 위한 뇌활성화 인지재활, 유아동을 위한 '베러코그' 체험도 시민들의 마음에 건강을 선사했다. 즐거워 테마에는 대구시·북구·달성군·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대국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대구시민건강놀이터, 대구광역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 ㈜엠쓰리솔루션 등이 동참했다.
- 편안해 "분주하고 바쁜 내 마음, 휴식처가 필요해"
대구 청소년을 위한 심리부스는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큰 도움을 줬다. '소울힐링공간'이라는 이색적인 체험도 인상적이다. 싱잉볼 안에 직접 들어가면 관계자가 도구로 볼을 친다. 이때 나오는 은은한 소리와 미세한 진동이 신체에 전달되면서 쉽게 명상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1분만에 뇌파와 맥박을 통시에 측정해 두뇌건강과 스트레스를 검사하는 식약처 인증 2등급 진단의료기기 'OMNIFIT' 정신건강분석기에도 시민들이 줄을 서서 체험했다. 편안해 테마에는 대구시청소년센터, 대구수성구·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 경북대·동산·대구가톨릭·영남Wee센터, 소울힐링공간, ㈜비코가 동참했다.
- 다도, 카페, 미술, 재활프로그램 등 풍성한 프로그램
카페 시음 코너에는 정신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빵과 현장에서 직접 내린 커피를(달성정신재활센터 해피하우스), 앞산베네스트는 직업·일상·재활훈련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특히 (사)한국다도협회 대경지부(정정자 지부장)는 전통 다도를 직접 시음하고 차 명상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국민곁에 마음허그' 상담버스 앞에선 곰돌이와 포옹을 하며 온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미술도 힐링에 빼놓을 수 없다. 특히 1분 초상화에는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자신의 순간을 초상화를 남겼다.
- 대구시 김종환 행정부시장 "시민들 마음 건강,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이날 오후 2시에는 '2022 대구정신건강축제' 개회식이 열렸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대구시 김종환 행정부시장은 "정신건강의날 기념하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의 건강 회복을 위해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정신건강축제로 우리시민 모두 힘든 마음을 떨쳐내고, 함께 나누고, 다시 마음 건강을 회복하는 만남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에 정신건강증진에 이바지한 인물들에 대한 대구시장 표창 수여도 진행됐다. 수상자는 달서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진은영 씨 등 3명이다.
'2022 대구정신건강축제'는 대구시 주최,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주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구경북지부학회 후원으로 마련됐다.
내빈은 김종한 대구시행정부시장, 하병문 시의회 부의장, 시교육청 강병구 부교육감, 전태선 시의회 기획행정위 부위원장, 박우근·김대현·이성오 시의회 기획행정위위원, 김명섭 대한병원협회 대구경북병원회 총무이사, 배헌석 대구시정신보건기관협의회 회장, 조용일 대구시약사회장, 김복랑 대구경북 간호학교수협의회 회장,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 황석선 중구보건소장, 이상희 남구보건소장, 이영숙 북구보건소장, 이완희 달서구보건소장, 하태희 동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 윤석호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 김지관 달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장, 이광식 대구재활시설협회장, 이종훈 대구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등이 참여했다.
한편 마음이 우울하거나 스트레스가 커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19) 또는 보건복지콜센터(129)에 연락하면 된다. 전국 시·군·구별로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상담·지지, 정신의료기관 안내 등을 해 준다. 야간 또는 휴무일도 상담이 가능하며, 대구는 대구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053-427-0199)로도 연락하면 된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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