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부교육지원청 교육복지사들, ‘나를 찾는 삶, ’다도‘로 배우는 스트레스 해소법’… 힐링 연수
- 운남차정 이영희 대표 "'다도'로 자신에겐 위로 상대방에겐 배려 선사하길"
[일요신문] "'다도'가 이렇게 힐링이 되는 줄 몰랐네요."
고요한 '운남차정'에는 찻물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찻향이 그윽하게 피어난다. 자신이 직접 우려낸 차를 한 모금씩 마시자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난다. 상대방이 내린 차를 같이 나누며 조금씩 다른 맛이 나는 것을 두고 이야기를 소곤거린다.
지난 17일 오후 2시께 대구 남구에 위치한 운남차정(대표 이영희)에는 대구 남부교육지원청 관내 교육복지사 10명이 모였다. 대구 남부교육지원청은 운남차정(대구 남구 대명남로 115)에서 교육복지사 10명을 대상해 '다도로 배우는 스트레스 해소법' 힐링 연수를 했다.
이날 학교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 아동들을 돕는 교육복지사들은 다도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되돌아보고 다스리는 시간을 가진 것.
"차를 내리겠습니다." 이영희 운남차정 대표가 직접 차를 내리는 시범을 보였다.
다음은 차 내리는 방법이다.
먼저, △두 손을 공손히 모은 후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상대에게 차를 내기 전 예절을 갖추는 것이다 △찻상을 덮은 '청홍포(보자기)'의 양 끝을 잡고 걷어내고 접어 왼쪽에 둔다 △손을 데이지 않기 위해 '다건(다구를 닦는 등의 용도)'을 잡고 '탕관(주전자)'의 물을 '물식힘그릇(뜨거운 물을 식히는 용도)'에 붓는다 △'다관'의 뚜껑을 열어 '찻잔받침' 위에 올려놓은 후 '물식힘그릇'의 물을 '다관'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손님의 잔부터 팽주(차 우리는 자)까지 순서대로 따른다. 잔을 예열한 것이다.
이제 △'차숟가락'을 이용해 '다관'에 '찻잎'을 넣고 '물식힘그릇'의 물을 넣어 우려낸다 △차가 우려내오는 동안 찻잔의 물을 '퇴수기'에 붓고 '다건'으로 물기를 닦아낸다. 이윽고 △차가 우려지면 우선 팽주의 잔에 조금 붓는다. 찻물의 색깔을 확인하는 것이다 △찻물의 색깔을 확인한 팽주는 찻 잔에 각자 1/3 가량 차를 부어 골고루 배분한다. 온도와 시간 등에 따라 차의 우러남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에 떨어지는 찻물은 '옥로'로 손님의 잔에 떨어뜨린다.
△팽주는 자신의 찻잔에 우려낸 차색을 다시 확인하고 향을 맡고 조금 마신다. 자기가 원한 맛과 향이 나온다면 손님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드시지요'라고 말한다 △찻자리가 끝났다면 청홍포로 찻상을 덮은 후 손님께 목례를 한다. 찻자리가 끝났다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나 한 번 보면 아주 간단하다. 특히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품격이 새어 나온다. 청홍포를 잡는 손끝과 찻물을 확인하는 눈매 그리고 차를 따르는 자세에서도 그 사람의 마음 속 '존중'과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다도'가 단순히 차를 내려 마시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을 수련해 덕을 쌓는 것이란 것을 직접 체험한 교육복지사들은 '감사하고, 행복하다,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또 차의 기원과 전설, 차를 우려내는 방법과 원리, 그리고 천천히 차를 음미하며 마음을 서서히 가라앉히는 법을 배웠다.
대구남부교육청 학생복지지원과 관계자는 "일상을 벗어나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차를 나눌 수 있어 너무나 힐링이 됐다"며 "차가 주는 건강함과 의미도 배우고 몸과 마음이 좋아지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운남차정 이영희 대표는 "차를 우려낼 때 찻잎과 물 온도, 차를 끓여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라며 팽주의 컨디션에 따라 차 맛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옛말에 차를 접하는 나라는 흥하고, 술을 좋아하는 나라는 망한다고 했다. 차는 우리의 마음을 여유롭게 하고, 몸을 이완시켜 혼합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머리도 맑아지게 해 집중을 돕는다"며 아이들에게도 좋은 훈육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 수확이 매우 힘들다. 말 그대로 새작(참새 혓바닥)만하다 할 정도로 귀하다. 차를 수확한 이들의 수고를 생각하면 감사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다도를 통해 많은 국민들의 마음과 생각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자신에게는 위로를 상대방에게는 배려를 선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운남차정(雲南茶庭)은 '구름의 남쪽 차 마시는 뜰'이라는 뜻으로 중국 운남에 있는 보이차를 직수입한다. 중국과의 외교적 상황이 좋지 않지만 민간교류에는 영향이 미비해 사업 잠재력도 커보인다. 코로나19 등과 함께 세계경제공항으로 치달으며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요즘, 운남차정에서 차 한잔을 내리며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면 어떨까?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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