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씨. |
<일요신문>은 성상납 의혹 및 조직내 음란행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김 씨가 제시한 충격적인 동영상을 단독입수했다. 동영상을 바탕으로 JMS 여신도 성추문 사건을 재조명해 봤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이 정명석 씨의 사진을 들고 있다.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만지며 몸을 흔든다. 카메라는 여성의 신체 곳곳을 클로즈업한다. 그녀는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자신의 은밀한 곳에 대며 “당신을 위해 만들었어요”라고 속삭인다. 영상에는 OO대학교 22세 김○○ 33-24-35라는 자막이 나온다.
# 전라의 여성이 침대에 누워 자신의 가슴을 만지며 몸을 비튼다. 그녀는 “사랑하는 나의 주님, 제 선실(탈퇴자에 따르면 여성의 성기를 지칭) 굉장히 예뻐요. 주님께 드릴게요”라고 말한다. 화면 상단에 그녀의 프로필과 함께 ‘부산캠퍼스교역자’라는 자막이 뜬다.
# 속옷을 입은 여성이 천천히 옷을 벗는다. 전라가 된 그녀는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여성의 신체 곳곳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녀는 “꽁꽁 얼어붙은 주님의 몸을 녹여드릴게요”라고 속삭이며 키스하는 흉내를 낸다. ○○대학교 24세 박○○ 34-25-36이라는 프로필이 나온다.
# 앳된 여학생이 수영복 차림으로 누워있다. 그녀는 “점점 여인이 돼 가는 것 같아요. 저 예전보다 많이 성숙했죠. 언제나 주님의 아름다운 신부가 될게요”라고 말한다. 자막에는 여성의 프로필과 신체사이즈, 소속이 깔린다.
# 아슬아슬한 옷을 입은 수십 명의 여대생들에게 둘러싸여 정명석 씨가 춤을 추고 있다. 상의를 벗어 가슴을 노출시킨 여성들은 소리를 지르며 광란의 파티를 즐긴다.
3류 포르노 동영상이 아니다. 정 씨에게 ‘헌납’하기 위해 제작됐다는 동영상 일부를 스케치한 것이다. 동영상에 등장한 수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드러내며 정 씨를 향해 애틋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카메라는 여성의 전신을 훑다가 가슴과 은밀한 곳을 클로즈업한다. 여성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낯 뜨거운 포즈를 취한다. 여기에 ‘주님’ ‘여보’ ‘왕자님’ ‘자기야’ ‘신부’ ‘첫날밤’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교태를 부리는 모습은 정상적인 종교단체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 ①알몸의 여성이 정명석 씨 사진을 들고 음란한 포즈를 취하는 모습. ②정 씨의 대리인 J 목사가 춤을 추는 모습. ③아슬아슬한 옷을 입은 여성들에 둘러싸인 정 씨. 정 씨 왼쪽은 J 목사. |
육사 출신인 김 씨는 150여 명의 장교와 1000여 명의 사병들을 전도하는 등 자타공인 ‘전도왕’으로 불린 JMS 핵심인물이었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JMS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군 총괄목사와 부흥사의 자리까지 올랐다. 2009년에는 정 씨로부터 ‘정바울’이라는 이름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김 씨가 정통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JMS피해보상대책협의회(피보협)라는 조직을 만들어 JMS의 실체를 폭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김 씨는 “내가 폭로를 결심한 이유는 내가 끌어들인 이들에 대해 속죄하고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엑소더스가 정명석을 구속시키는 데 일조했다면 피보협은 JMS의 완전 붕괴를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 씨가 정 씨 구속과 함께 세간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던 JMS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씨는 “정 씨 구속 후 JMS가 붕괴됐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정 씨는 여전히 조직에서 메시아 추앙받고 있으며 JMS를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JMS는 정 씨의 대리인 격인 J 목사의 지휘하에 더욱 견고한 체제를 갖췄으며 어린 여학생들까지 포섭하는 등 조직 확장에 혈안이 돼 있다. 조직의 실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정 씨의 구속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동영상을 폭로한 이유는 JMS 조직의 실체를 알리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성상납을 비롯해 JMS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성 관련 의혹들은 무성한 소문으로만 나돌았다. 따라서 조직을 둘러싼 여타 의혹들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정 씨는 4명의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만 인정받았다. 따라서 이번 동영상이 세간에 공개될 경우 적잖은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간 JMS와 정 씨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에 따르면 이번에 기자가 확인한 동영상은 빙산의 일각이며 JMS의 실체를 알리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피보협은 추후 더욱 강력한 증거와 증인들을 앞세워 수사요청은 물론 치열한 법적싸움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공개할 것이 많다. 모두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겠다. 심지어 정 씨와 여성들이 성관계를 갖는 동영상까지 있다. 또 군 조직을 좀먹는 군내 열혈 JMS 신도들, 육사 출신 고급장교들의 명단공개도 고려중이다”고 밝혔다.
정 씨의 범법행위가 이미 드러났고 그의 구속 후에도 조직이 인권유린 행각을 일삼고 있는 것이 명백한 만큼 JMS 문제는 일개 종교조직의 문제나 개인 신앙의 자유 차원을 넘어섰다는 것이 피보협 측의 주장이다. 피보협은 정 씨가 구속된 후에도 JMS가 붕괴되지 않고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이유는 정 씨의 대리인인 J 목사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 씨는 “핵심간부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J 목사를 지켜봐 왔다. 그녀는 수많은 젊은 여성들을 세뇌시키고 현혹해 정명석에게 성상납시켜온 주역이다. 일부 신도가 정 씨에게 성폭행당할 때 같은 공간에 있었던 J 씨는 이를 묵인했다. 또 성폭행당한 여성들에게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며 되레 윽박질렀던 것까지 다 알고 있다. 우리는 이미 J 씨를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송파경찰서에 고발했고, 조직적인 성상납 및 정명석 성범죄 공모의 책임을 물어 추가 고발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종교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하나의 증거로 몇 편의 동영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동영상에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J 목사가 현란한 조명 아래서 몸을 흔들며 정신없이 춤을 추는 장면과 이를 지켜본 정 씨가 흐뭇해하는 모습, 주변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 등이 담겨져 있었다.
김 씨가 폭로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또 있다. 김 씨는 “정 씨는 감옥에서도 지시를 내리며 조직을 움직이고 있다. JMS는 현재도 ‘상록수’를 뽑는다는 미명하에 어린 여성들의 전신사진과 프로필을 정 씨에게 보내고 있으며 정 씨는 상록수를 지정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정 씨 출소 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불 보듯 뻔하다”고 성토했다.
피보협 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JMS 측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JMS 측 C 목사는 지난 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씨는 선교회에 있을 당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입히고 그 일로 기소까지 됐던 사람이다. 개인적인 일로 앙심을 품은 김 씨가 조직을 나간 후 치졸한 보복심으로 온갖 음해를 하는 것이다. 정 총재가 구속된 상황에서 온갖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다니니 억울하고도 답답한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동영상과 관련해서는 “종교집단에서 그런 동영상을 제작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더구나 성상납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말도 안된다.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얼굴과 몸이 매치가 안된다’며 조작가능성을 제기했고, 일부 영상은 전문가로부터 ‘조작’ 의견까지 받은 상태다. 우리는 법적 대응까지 고려했으나 ‘싸우지마라. 사랑으로 감싸안으라’는 정 총재의 부탁으로 인해 참는 중이다. 정 총재를 대신해 신실하게 말씀을 전하고 있는 J 목사에 대한 얘기도 모두 거짓이다. 김 씨의 행동은 20년 동안 그를 지켜봐온 선배로서 딱하기 이를 데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씨는 “수사기관에 동영상 자료를 보내 지속적으로 성범죄가 자행되고 있는 현실과 미성년자 성폭행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겠다. 법이 판단할 것이다. JMS의 추악한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 씨와 JMS 조직을 둘러싸고 또다시 제기된 의혹들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정 씨의 구속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JMS사태는 동영상이라는 핵폭탄을 들고 등장한 김 씨로 인해 또 다시 첨예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
<바로잡습니다>
본지 1031호(2월 19일자) ‘전직 핵심간부 폭로- JMS 엽기 동영상 단독공개’ 제하의 기사는 제보자의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기사 내용과 제목이 사실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어 해당 기사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기사 내용이 선정적으로 묘사됨으로써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와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선교회 측은 제보자 김 아무개 씨에 대해 “김 씨는 2009년 3월부터 7개월가량 선교회의 사무국장직을 맡은 바 있으나 선교회 회원을 상대로 한 사기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탈퇴했다. 그는 2011년 12월 7일 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의 제보내용과 피해보상 요구는 수십억의 개인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음해일 뿐이다”라고 밝혀왔습니다.
“미행자들 현장서 붙잡아”
김 씨는 인터뷰 도중 기자에게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는 “1월 16일 밤에도 차량 3대가 내 차를 미행했다. 그 중 한 대와 마주쳐 신원을 확인하려 했으나 그대로 도주했다. 또 내 차를 계속 따라온 수상한 택시를 세워 경찰을 불렀는데 ‘미상의 남자가 계속 미행하라’고 했다는 택시기사의 증언이 있었다. 결국 현장에서 붙잡은 남자 3명과 정명석을 살인예비·음모죄 및 교사혐의로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씨는 정 씨가 옥중에서도 설교교시를 통해 교묘히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정 씨는 오른팔이나 다름없었던 나로 인해 까무라치기 직전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지난 1월 말 옥중에서 ‘악평자들의 육을 치겠다’ ‘심판할 것이다’라는 설교교시를 내보냈고, 이는 주일예배에서 전 교인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됐다. 나와 피보협은 정 씨의 설교문이 반JMS 활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테러지시와 다름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 씨 등이 정 씨의 설교교시에 대해 민감한 이유는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고, 테러를 자행한 JMS 측 관계자가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과거 엑소더스 간부에 대한 테러도 ‘가라지를 치라’는 등의 정 씨의 설교교시가 나온 지 얼마 후 이뤄졌는데 이번에도 상황이 비슷하다. 따라서 얼마 전 법무부장관과 교정본부장에게 ‘정 씨가 옥중에서 테러를 지시하는 조짐이 있다’는 진정을 넣었고, 대전교정청을 통해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