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유통업계 핼러윈 행사 줄줄이 취소…경제부처도 사고 수습 지원에 만전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핼러윈 관련 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6일 ‘큐커 미식 페스티벌’을 12월 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그릴·토스터 등 4가지 기능이 탑재된 조리기기인 ‘비스포크 큐커’ 홍보를 위한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행사의 일환으로 10월 28~30일 3일 동안 서울시 성동구 ‘어메이징 브루잉컴퍼니 성수점’에서 핼러윈 미식파티를 진행하기로 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핼러윈 콘셉트에 맞춰 특별하게 조리된 비스포크 큐커 4가지 메뉴와 33종의 맥주를 무제한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삼성전자는 큐커 미식 페스티벌 행사를 급하게 취소했다.
LG전자 역시 ‘ThinQ 방탈출 카페 시즌2’의 핼러윈 이벤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이벤트는 LG전자가 마련한 방탈출 카페에 각종 핼러윈 장식물과 포토존을 마련하고,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들은 매장 대리점 등에 마련된 핼러윈 관련 굿즈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테마파크에서도 핼러윈 행사를 중단했다. 에버랜드는 10월 30일부터 해골, 호박 등 핼러윈 관련 캐릭터가 등장하는 퍼레이드를 전면 중단하고, 거리공연이나 불꽃축제 등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롯데월드 역시 핼러윈 행사를 중단한다. 에버랜드는 10월 2일부터 11월 20일까지, 롯데월드는 지난 9월 2일부터 11월 3일까지 각각 핼러윈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롯데월드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 애도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롯데월드 내에 진행되는 핼러윈 페스티벌과 관련한 모든 공연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테마파크의 경우 10~11월은 비수기지만 핼러윈 행사를 진행하면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테마파크에서도 핼러윈 행사에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와 식음료업계에서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월 11일 핼러윈을 맞아 ‘핼러윈 초코 헤이즐넛 프라푸치노’ ‘펌킨 치즈 케이크’ 등 핼러윈 기념 음료와 케이크를 출시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당초 11월 1일까지 핼러윈 관련 식음료를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10월 30일 판매를 중단했다. 또 스타벅스 내 핼러윈 관련 장식품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핼러윈 장식을 순차적으로 철거하기로 했고, 대형마트 역시 관련 상품과 홍보물을 급하게 철수시켰다. CU, GS25 등 편의점 업체들도 핼러윈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 ‘LA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 내 핼러윈으로 인한 경제 효과는 69억 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 한국 역시 핼러윈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현 상황에서 핼러윈 마케팅을 강행했다가는 당장 비판 여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오히려 애도기간인 만큼 시민들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도 핼러윈 마케팅과 관련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충격과 슬픔에 빠져 계실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부상당하신 분들에게도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조속히 사고가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다시 한 번 희생자분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경제 관련 부처는 일단 사고 수습에 주력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0월 30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긴급상황점검 및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기재부는 “사망자 및 사상자에 대한 구호를 위해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자체에서도 예정된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10월 30일 SNS를 통해 “30일 반포한강공원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쓰줍은 한강’ 커피차 행사는 잠정 취소됐다”며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도 취소됐다”고 전했다.
또 서울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희생자들과 고통을 겪고 계신 분을 위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서울시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며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 규명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홍익대학교 앞 클럽 거리에서 예정된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핼러윈 인 홍대’ 행사 주최 측은 SNS를 통해 “10월 30일 예정된 모든 프로그램은 취소됐다”며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홍대 클럽 FF와 라이브하우스 벤더 등에서 예정됐던 핼러윈 파티나 공연도 취소됐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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