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30일 오전 10시 12분 기준 233명…신원 파악 아직 이뤄지지 않아 유가족 ‘분통’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장례식장과 응급의료센터에는 사망자 신원 확인을 하러 온 가족과 지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실종자 모친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채 응급의료센터와 장례식장을 오가면서 “안돼” “왜 죽어”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9일 밤 함께 이태원에 갔다가 연락두절 된 친구를 찾으러 왔다는 스리랑카 국적의 리하스 씨(남·27)는 “(친구가 연락두절 된 이후)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며 “친구의 휴대전화는 현재 경찰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을 입어 응급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이들도 있었다.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부상 치료를 받고 나온 한 여성은 “사고가 발생한 골목 아래에 있었는데 건물 무너지듯 사람들이 와르르 앞으로 쏠리면서 함께 넘어졌다”고 호소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 기준 이태원 압사 참사로 151명이 사망하고 8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 19명, 경상 63명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사망자 수는 같은 시간 기준 총 19명이다. 이들 국적은 중국, 일본,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으로 집계됐다.
용산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의 안치된 사망자 총 6명은 모두 신원 파악이 완료됐으며 1명은 이란 국적의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사망자 6명에 대한 빈소는 이곳에 차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일부 사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실종자 가족과 지인들은 장례식장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다. 특히 실종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 이송된 병원을 찾아왔지만 영안실이 부족해 다른 병원으로 다시 옮겨진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한 이들도 있었다.
50대 남성 A 씨는 “딸의 남자친구에 따르면 (딸이) CPR을 받고 잠깐 숨통이 트였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숨이 멎었는데”라면서 눈시울을 붉힌 뒤 “현장 갔다가 여기(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있다고 해서 다시 왔는데 경찰이 들여보내질 않았다. (사망 관련해) 한남동 주민센터 갔다가 다시 왔더니 ‘현재 이 병원에 없다.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눈앞에서 (딸을) 놓쳤는데 신원 확인을 어떻게 한다는 거냐”라며 질타했다.
한 여성은 장례식장 앞에서 경찰을 통해 자녀가 있는지 확인하고 나섰지만 결국 찾지 못해 오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각지 병원에 몇 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이송됐는지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참사로 갑작스럽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날 새벽 영안실로 옮겨지지 못했던 시신 45구는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안치됐다. 이후 순천향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지만 또 다시 영안실 자리 부족으로 빈 구급차들이 시신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상자는 현재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서울 각지로 나눠져 이송됐다.
서울시는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이날 오전 8시 40분 기준 실종자 신고 약 355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태원 참사 관련 실종자 신고는 서울시가 접수해 경찰로 전달하고 있다. 전화 신고는 02-2199-8660, 8664∼8678, 5165∼5168 등 20개 회선으로 받고 있으며 120 다산콜센터로도 신고할 수 있다. 현장 방문 접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진행 중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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