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행 직후 피범벅이 된 정재환은 약 1시간 동안 나체 상태로 인근 편의점 등을 돌아다닌 뒤 집으로 돌아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선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정재환은 A 씨가 술자리에서 자신의 과거 데이트폭력 사실을 언급하자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정재환은 A 씨가 도움을 요청하려고 통화를 걸었던 휴대전화를 붙잡고 "나 귀엽지"라고 말하며 웃은 내용이 녹음돼 충격을 주고 있다.
유족과 A 씨 지인들에 따르면 정재환이 평소에도 술을 마신 뒤 주변 사람에게 시비를 걸곤 했고 A 씨를 폭행했으며 다른 지인을 술병 조각으로 협박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이번 사건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정재환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정재환에 대한 조사를 벌인 끝에 7월 14일 그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나, 피해자 A 씨 유족은 경찰의 초동 대응을 문제 삼고 나섰다. 유족 측은 정재환이 범행 이후 거리를 활보하는 동안 순찰차를 마주쳤으나 그대로 현장을 벗어났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로 사건 현장 인근 CC(폐쇄회로)TV 등에는 정재환이 편의점에서 우유를 구매한 뒤 나체 상태로 거리를 돌아다니다 경찰 순찰차와 마주친 모습이 포착됐다. 뉴시스에 따르면 4일 오전 4시 25분쯤 순찰차를 발견한 정재환은 방향을 바꿔 달아났고, 경찰을 향해 손을 흔들며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환은 순찰차 반대 방향으로 50m가량 달아나자, 경찰은 순찰차에서 내려 정재환을 확인한 뒤 곧바로 추격하지 않고 약 4초 지체된 상태에서 다시 탑승해 순찰차 방향을 돌렸다. 이후 정재환을 쫓은 듯한 모습이 CCTV에 담겼으나, 정재환은 인도 끝까지 도달한 뒤 왼쪽으로 달아났고 순찰차가 이곳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차를 돌리는 모습까지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발견해 멈추라고 했지만 도망쳤고, 핏자국을 따라 추적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반대 방향으로 차를 돌린 것과 관련 "당시 순찰차량에 있던 경찰관들이 피의자를 목격했으나, 예상 도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우회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경찰의 늑장 대응으로 인해 추가적인 범행이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정재환은 순찰차를 따돌린 뒤 자택에서 명품 시계와 현금 2000만 원 상당을 챙겼으며, 현장에 도착한 A 씨 친구들과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A 씨) 친구들이 없었다면 정재환은 흉기 등 증거를 인멸할 수도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유족은 이어 정재환의 사체 손괴 혐의를 추가로 수사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 측은 정재환은 거리를 배회한 뒤 범행 현장인 집에 돌아와 A 씨 시체 옆에 눕고, 절단 시도를 하는 등 사체를 훼손할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체 손괴 혐의를 별건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7월 16일 경북경찰청은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정재환의 이름과 사진, 나이 등을 누리집에 게시했다. 정재환의 신상정보는 이날부터 8월 18일까지 한 달간 공개될 예정이며, 해당 정보 외 다른 신상을 유출하거나 정재환의 가족 등 주변 인물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형사벌 될 수 있다.
앞서 경북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지난 7월 10일 피해의 중대성과 범죄의 잔인성, 범죄 예방 등을 이유로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정재환은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고, 경찰은 중대죄신상공개법에 따라 5일의 유예 기간을 둔 뒤 16일 공개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