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최근 전국 유·초·중·고 교원 및 전문직 35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6%가 교권 침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학생으로부터 폭행 및 상해를 당했거나, 동료 교사가 폭행당하는 것을 목격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권침해를 막기 위해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는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운영하고 있으나, 교사들은 실질적 문제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앞서의 교사는 “학생을 교보위에 신고하면 학부모들이 가만있지 않는다”면서 “자녀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등 보복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교원단체에서는 중대한 교권침해 사안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학생 간 폭력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데, 선생님 폭력에 대해서는 기록조차 되지 않아 ‘선생님은 때려도 되는구나’라는 신호를 학생들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교권침해 사안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내용을 검토했으나,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단 이유로 보류한 바 있다. 이번 교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1%가 중대 교권침해 사안의 학생부 기재에 압도적인 찬성 의사를 드러낸 만큼 재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 여전히 찬반 의견이 갈리는 사항이기 때문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학생부 기록보다는 안전한 교육환경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드러내 왔다. 교사노조는 이번 흉기난동 사건 이후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자 책임 강화와 조기 개입 의무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교권침해를 막기 위해 ‘기록’보다는 ‘현장 대응’에 초점을 맞춘 대응을 주문했다.
일선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교권침해 사안 학생부 기재로 학교 내 소송이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학교폭력 사안을 학생부에 기재하고 이를 대입에 반영하면서 관련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데, 교권침해 사안까지 학생부에 기재되면 학교가 자칫 법적 분쟁의 전장으로 변질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전문가들은 보다 정교한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수업 방해나 지시 불이행과 같은 경미한 사안까지 학생부에 기재하면 상당한 부작용이 예견된다”면서 “학생부에 교권침해 사안을 기록할 경우 형법상 범죄 행위에 대해서만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교사에 대한 폭행이나 상해 등 형법상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학생이 법원 판결에 불복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박남기 교수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1심에서는 이런 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정도로 기재하면 된다”면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이러한 조치와 더불어 교권침해를 예방하는 대응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