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형 유통소매업체 발표…‘FOMC’ 긴축 기조 방향성…‘연말소비’ 구매력 강도
그러나 우호적인 기업실적 발표와 각종 경제지표의 부진 영향으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입되며 다시금 반등의 불씨를 살렸다. S&P 500 지수는 1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3900선까지 단숨에 회복하며 지난 10월 13일 저점대비 11% 넘게 상승하였다. 동시에 달러인덱스와 미 국채금리는 각각 고점에서 하락하며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미 증시의 향후 흐름을 읽기 위해 11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할지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실적
10월 말까지, S&P 500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분기 실적 보고를 끝낸 가운데, 발표 기업의 약 69.7%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지만 어닝 시즌을 앞두고 낮아졌던 눈높이 이상의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특히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2.6%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을 상회한 3.8%를 기록하며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11월 중순까지 S&P 500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적 발표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말소비가 집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주요 이벤트와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유통소매업체의 실적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FOMC
11월 FOMC회의에서 4회 연속 75bp(1bp=0.01%포인트) 인상 가능성 매우 높다(FedWatch 85%, 31일 기준). 현재 3.25%인 기준금리는 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375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1983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긴축을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점은 ‘긴축 속도조절’ 관련한 연준의 생각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지난 9월 FOMC 회의 이후 유의미하게 달라진 건 없기 때문에 속도 조절과 관련한 시장의 기대는 약간 ‘오버슈팅’ 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속도조절) 기대감에 대한 기대 수준을 조금은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속도조절과 관련해 논의할 수 있는 ‘타이밍’에 근접했다고 판단된다.
1983년 이후 연준의 6차례 긴축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평균 기준금리 인상폭은 293bp, 평균 긴축기간은 19개월과 비교해본다면 올해 연준이 취하고 있는 긴축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이해할 수 있다. 결국 연준의 속도 조절론은 연말로 갈수록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유의미한 인플레이션 하락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점을 명확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연준이 조기에 방향을 전환한다면 ‘낮은 인플레이션 혜택 없이 높은 금리의 고통’만 겪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가 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폴 볼커 전 연준의장은 1979년 여름 취임 이후 20%에 달하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했는데, 인플레이션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회귀하는 데 거의 3년이란 시간 필요했다. 또한 체코, 영국 등 여러 중앙은행들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더라도 정책금리 인상의 효과는 꽤 오랜 시간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국채시장에서 나타난 유의미한 변화 중 하나는 10년물-3개월물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7월, 10년물-2년물 간 장단기 금리차가 최초로 역전된 이후, 역전 상태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경제학자 및 연준 내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리 벤치마크인 10년물-3개월물까지 역전되자 향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더욱 커졌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1980년 이후 있었던 총 5번의 경기침체 중 10년물-3개월물, 10년물-2년물 장단기 금리차가 동시에 역전된 경우 어김없이 경기침체가 왔었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침체에 진입하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연말소비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높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만큼 높은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억눌린 수요 영향으로 보복 소비 경향이 강했다면, 올해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력이 감소하고 충동적인 구매보다는 계획적이고 신중한 소비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연말 소비에 나서는 소비자 10명 중 거의 9명(89%)은 인플레이션이 쇼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11월과 12월 홀리데이 쇼핑 시즌에는 2021년 수준의 지출 예상되며 10월과 1월을 포함할 경우, 최소 0.5%에서 최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 수입 물품의 40%를 처리하는 미 서부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 규모는 상반기에 전년 대비 +5.5% 증가에서 하반기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던 소매품목 수입 물량이 올해는 겨우 0.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코로나에 대한 장벽이 많이 낮아져 여행과 경험에 더 많은 지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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