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 ||
대학교수들은 2005년 대한민국 사회를 한마디로 ‘상화하택’(上火下澤)이었다고 표현했다. ‘위에는 불, 아래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을 거듭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상화하택’의 소용돌이가 극심했고 또 각종 대형 의혹 사건들도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다사다난했던 2005년을 <일요신문>의 특종 기사들을 통해 회고해 본다. -편집자주-
김우중 귀국과 움직임
<일요신문>은 지난 6월12일자 682호에 ‘김우중 부인 정희자씨 거제 골프장 프로젝트 시동’ 기사를 특종 보도했다.
사건의 개요는 거가대교 완공을 눈앞에 두고 거제도의 땅값이 폭등하고 있는 시점에 정희자씨가 이사장인 지성학원이 보유하고 있던 거제시 송진포리의 땅을 로이젠이라는 회사에 팔아 로이젠이 골프장 건설을 할 수 있게 된 것.
문제는 이 로이젠이 정희자씨가 오너인 필코리아리미티드의 관계사이고 송진포리의 골프장 부지도 애초에는 대우건설이 골프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던 땅이다. 로이젠이 이 부지를 매입했던 지난해에도 로이젠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일요신문> 보도를 통해 그 배경과 사업주체의 실체가 드러난 것.
최근 대우건설은 채권단에서 인수합병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김우중 회장 쪽의 ‘세결집’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 전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 8월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뒤 12월19일 병상에서 고희를 맞았다. 그는 심혈관 질환과 뇌경색에다 최근에는 담석증까지 겹치는 등 합병증이 심해져 죽으로 식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시 활황
올해 경제계 빅 이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증시 활황이다. 이런 증시 활황에는 황우석 박사로 대표되는 바이오주와 연예인 주주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주의 붐이 한몫했다. 하지만 이런 테마주에는 어김없이 각종 작전설이 난무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은 장외업체들이 우회상장을 하면서 1천원대의 주식이 한 달 여만에 2만~3만원을 호가하는 주식으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일요신문>은 이런 상황을 주목했다. 이중 유명연예인 하지원씨를 둘러싼 자금거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의문제기는 결국 일부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7월10자 686호에 ‘부동산·주식에 수십억 하지원 재테크 비밀’이란 보도를 통해 하씨가 스펙트럼이라는 코스닥 등록 업체의 대주주로 등장하는 과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이어 11월13일 704호에 ‘증권가 엔터테인먼트주 열풍’이란 기사를 통해 하씨의 아버지가 하씨의 소속사인 웰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우회등록을 하기 위해 합병한 소프트랜드의 주식 인수에 참여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요신문> 12월11일자 708호에 ‘팬텀 주가조작 검찰고발 막후’ 기사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 기사에서 하지원씨가 금감원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특종보도했고, 금감원에선 스펙트럼 주식 매입과 관련해 하씨의 소속사 경영진을 검찰에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했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