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이 되자 번화가의 도로 위에는 택시를 잡지 못한 일명 '택시 거지'들이 나타났다. 핸드폰은 호출 대기 중 화면에 멈춰있고 지나가는 택시들은 전부 '예약 등'이 켜진 택시뿐. 그 많던 택시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하지만 '시사직격'이 찾아간 서울의 한 법인 택시 회사의 차고지에는 수십 대의 택시가 운행되지 않은 채 서 있었다. 회사 안에 걸려있는 게시판 속 기사들의 이름 옆에 '퇴사'라는 글자가 줄지어 쓰여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5만여 명, 서울에서만 3만여 명의 법인 택시 기사들이 택시 업계를 떠났다.
법인 택시 기사의 하루를 따라다니며 그의 고충을 들었다.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없는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더해도 200만 원 내외의 월급, 심야시간대에는 취객들의 만행에 버젓이 노출된 업무 환경. 법인 기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에 기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다른 업계로 떠나버린 것이었다.
택시를 운전할 기사가 떠나자 택시 회사에도 자연스레 위기가 찾아왔다. '시사직격'은 파산 직전에 놓여있다는 한 법인 택시 회사를 방문해 현재 운영 상황을 들어보았다. 법인 택시 업계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을 책임졌던 법인 택시가 줄어들자 정부는 개인택시로 눈을 돌렸다. 3일에 한 번 개인택시를 강제로 쉬게 했던 택시 부제를 해제한 것. 하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전체의 2/3가 60대 이상인 고령의 개인택시 기사들은 심야 운행을 꺼리기 때문이다.
개인택시 기사의 다수는 과거에 산 면허로 수십 년간 택시를 운행해왔다. 과거 집 한 채 값과 맞먹는 개인택시 면허는 그들에게 일종의 재산과도 같은 의미이다. 정부는 택시를 통해 부족했던 대중교통 공급을 보완하는 대신 면허 제도를 도입하여 택시 업계의 경쟁을 막고 보호해왔다.
하지만 그 보호벽이 이제는 이동 서비스의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었다. 모빌리티 혁신이라는 이름과 함께 등장한 카풀과 타다는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택시 업계와 그들의 눈치를 보며 문제 수습에 급급한 정부에 막혀 자취를 감췄다.
그 결과 심야의 택시 대란은 계속되고 택시 업계엔 혁신의 싹이 자랄 토양조차 사라졌다.
새로운 운수사업이 등장할 때마다 갈등을 겪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초의 승차 공유 앱 우버의 서비스 도입 당시 세계 각지에서는 우버를 퇴출하려는 거센 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우버는 지난한 갈등의 시기를 지나 70여 개 국가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사직격'은 우버와 기존 택시 옐로 캡이 공존하는 미국 뉴욕의 택시 기사와 시민들을 만났다.
그들은 어떻게 불편한 공존의 시기를 지나온 것인지 살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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