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A 씨 사건 무죄 나왔지만 2021년 B 씨 사건 불법촬영 유죄로 징역 1년 선고
대신 최후변론을 통해 정바비는 “저는 이 순간까지 무죄를 주장한다. 없던 일을 있다고 할 수 없고,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어떠한 여성의 의사에도 반해 행동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입장에 대해 재판부는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 부로 저에 대한 고발 건에 대한 검찰 송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경찰은 준강간치상 부분에 대해 전부 혐의 없다 판단하여 불기소 의견을 내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었고 고발의 유일한 근거가 된 카톡 내용이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다만 기소의견을 낸 부분은 원래의 고발 내용이 아닌 다른 부분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고발 근거가 사실이 아님이 명명백백해진 상황에서 또 다른 부분을 문제 삼아 일부라도 제가 죄를 지은 것처럼 퍼져가고 있는 이 상황이 심히 유감스럽습니다만, 향후 검찰조사에 있어서도 성실하게 임하여 남겨진 진실을 밝혀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11월 18일에 정바비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검찰송치 관련 입장문이다.
“정바비입니다. 그동안 수사에 최대한 성실히 임하여 저의 억울함을 차분히 설명하였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당시의 카톡 등 여러 자료를 확보하여 검토하였고, 그 결과 제가 처음부터 주장해온 대로, 검찰은 최근 고발사실 전부에 대하여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난 몇 달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최초 언론 보도로 인해 많은 이들이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입니다.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하염없지만 행간으로 보냅니다. 그동안 너덜너덜한 마음이 기댈 수 있게 어깨를 내어준 가족 친지 그리고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2021년 2월 15일에 정바비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무혐의 관련 입장문이다.
사실 정바비의 침묵은 이미 2021년 5월부터 시작됐다. 2020년 불거진 사건에선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자마자 입장문을 냈지만 2021년 5월 서울 마포경찰서가 이날 폭행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정바비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을 당시엔 침묵했다. 2021년 10월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정바비를 불구속 기소했을 때에도 침묵했다. 그리고 결국 1심 선고 공판으로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진 날에는 법정구속으로 입장문을 올릴 수조차 없게 됐다.
정바비의 이름이 세인들에게 화제가 된 것은 2020년 11월이다. “20대 가수 지망생 여성이 사람에게 고통을 받았다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며 ‘가수 지망생 A 씨 사망 사건’을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하면서부터다. A 씨는 2020년 4월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뒤늦게 정바비와 관련된 사안을 파악한 유가족이 대신 고발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돼 그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 수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블로그를 통한 정바비의 첫 입장문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정바비는 “조만간 오해와 거짓이 모두 걷히고, 사건의 진실과 저의 억울함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판단을 잠시만 유보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언론이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점에 대하여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강간치상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의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렇지만 2021년 2월 검찰이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그런데 일주일여 뒤 두 번째 사건이 알려졌다. 이번에도 여성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였는데 여기에 폭행 혐의까지 더해졌다. 경찰은 이미 2월 초에 이미 압수수색을 통해 정바비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노트북 등을 확보해 증거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2월 초면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기 2주 전이다. 결국 정바비는 두 번째 사건으로 또 압수수색 등 경찰 수사 받는 과정에서 당당히 블로그에 첫 번째 사건의 무혐의 관련 입장문을 올렸던 셈이다.
경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두 번째 피해자 B 씨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여러 개 발견했다. 2020년 7월부터 9월 사이 각기 다른 날짜와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피해자 B 씨는 해당 영상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2020년 4월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몇 달 뒤인 7월부터 9월 사이 정바비는 B 씨 관련 영상을 촬영했다. 정바비는 해당 영상들을 합의 하에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 씨 유가족도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를 접수했는데 서울고검은 2021년 5월 27일 강간치상 혐의를 제외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 항고를 받아들여 서울서부지검에 재기수사를 명령했다. 이에 검찰은 A 씨와 B 씨 사건을 병합해 재수사한 뒤 2021년 10월 두 사건을 모두 불구속 기소했다. 그렇게 재판이 시작됐다.
12월 14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A 씨 사건은 무죄로 판단했다. 공 부장판사는 “A 씨가 피고인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등 A 씨 진술과 해당 동영상 내용이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전에 사귀는 등 친밀한 관계였던 점 등을 참작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판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B 씨 사건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판단했다. 공 부장판사는 “B 씨가 폭행 사실을 알린 시기 등을 보면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B 씨 사건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유죄라고 판결했다. 공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와 성관계를 몰래 촬영했다. 피해자는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하고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게 발견되지 않았고 동종 성범죄 전력이 없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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