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여제의 남자친구는 누굴까. 그녀의 대답은 “골프”였다. 로이터/뉴시스 |
청야니는 두말이 필요 없는 최강자다. 지난해 미LPGA 7승을 포함 총 12승을 올리며 세계여자골프계를 휩쓸었다. 올해도 벌써 3승에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톱10에 드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4월 20일 현재). 워낙에 발군이다 보니 청야니는 남자를 포함해도 현역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청야니의 골프를 물어봤다.
―골프는 정확히 몇 살에 시작했나? 그리고 어떻게 골프에 입문하게 됐는가?
▲다섯 살에 시작했다. 하지만 엄마가 그러시는데 세 살 때부터 내가 엄마의 클럽을 잡았고, 스윙하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부모님께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코스로 데리고 나가셨다. 두 분 모두 골프를 정말 좋아하셨다. 대회에 출전한 것은 여섯 살 때였다. 처음부터 나는 제법 잘 친 것 같다. 그래서 아버지가 내게 코치를 구해 줬고, 여덟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무엇을 하시는 분인가? 가족들은 미국에 있나? 대만에 있나?
▲아버지는 사업을 하신다. 그리고 가족들은 대만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한다. 주니어 시절에는 미국에서 장기간 함께 머물기도 했지만 프로 데뷔 이후에는 대만으로 돌아가 지금까지 계속 대만에 살고 있다.
―골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0년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에 뽑혀 시상식장에 섰을 때다. 아직도 그때의 뿌듯함이 느껴진다.
―주니어 시절에 미국으로 건너와 지금 프로무대까지 정말이지 놀랄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언어와 가족을 떠나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적응을 다했기에 괜찮다(청야니는 영어실력을 늘리기 위해 2010년 1주일에 5번, 하루 3시간씩 어학연수기관에 다니면서 노력했다고 한다).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나 해 달라.
▲자기 자신만의 단기, 그리고 장기 목표를 분명히 세우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차근차근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현재 프로골퍼 청야니의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
▲단기적으로는 지금처럼 훈련을 열심히 해 현재 위치(세계 1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이다.
―라이벌로 생각하는 한국 선수는? 한 명을 꼭 집어 달라.
▲하하! 나는 누구도 내 라이벌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가장 큰 적은 바로 내 자신이다.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나?
▲난 아이들을 무척 좋아한다. 체육초등학교(sport elementary school)를 세우고 싶다. 여기서 스포츠를 좋아하는 많은 아이들을 돕고, 그들을 잘 가르치고 싶다.
―아니카 소렌스탐이 롤 모델이고, 아예 2009년 그가 살던 집으로 이사를 갔다. 요즘도 자주 만나 대화를 하나?
▲그렇다. 소렌스탐은 가까이 산다. 내가 올랜도 집으로 돌아왔을 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만나 얘기한다. 골프뿐 아니라 미국 정치, 기름값 등 정말이지 다양한 주제로 얘기를 나눈다.
―현재 집에 소렌스탐이 만들어 놓은 트로피 장식장(trophy case)이 그대로 있고, 이것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들었다. 그렇게 하고 있나?
▲누구라도 내 위치가 되면 그 장식장을 가득 채우고 싶을 것이다. 지금 한창 노력 중인데 아직 많이 모자란다(웃음)(소렌스탐은 통산 72승(메이저 10승), 청야니는 15승(메이저 5승)을 기록 중이다).
―최나연과 가장 친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절친한 한국선수는 누구인가?
▲최나연과는 이웃사촌이다. 가장 친하다. 그리고 최나연의 절친인 김송희와도 연습라운딩을 한다. 박희영 신지애와도 가깝다.
▲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하나은행챔피언십에 출전한 모습. 연합뉴스 |
▲나는 대만사람이다. 대만에서 자랐고 가족과 친구들이 모두 대만에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조국 대만을 사랑한다. 대만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을 즐기고 있다(지난해 청야니 때문에 대만에서 미LPGA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골프장에 청천백일기가 날리는 등 큰 열풍을 일으켰다. 청야니는 대만골프협회에 주니어골프 육성기금으로 10만 달러를 쾌척하기도 했다).
―당구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프로급 실력이고, 이게 골프 쇼트게임에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정확한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또 얼마나 자주 즐기나?
▲하하! 당구 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얼마나 좋아하는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표현하기가 어렵다. 일반인 치고는 잘 치는 편이다. 당구를 즐기는 횟수는 투어 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 한 달에 못해도 3번은 즐긴다(절친 최나연은 “야니는 농구할 때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파워가 좋다. 당구도 프로 수준이다. 운동신경이 아주 좋고, 모든 스포츠에 만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남자친구가 있는가? 없다면 좋아하는 이상형은?
▲하하! 지금은 골프가 내 남자친구다. 그리고 유럽남자가 좋다.
―특별히 좋아하는 의류브랜드나, 화장품 브랜드가 있는가?
▲의류는 라코스테를 제일 좋아한다. 그리고 화장품은 특별한 것을 애용하지 않는다.
―차는 무엇을 타고 다니나?
▲포르셰(Porsche) 신형이다.
―1년에 대만에는 얼마나 머무는가?
▲모두 합치면 아마 1~2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해 달라.
▲안녕하세요(직접 한글로 썼다). 청야니입니다. 한국에서 저를 좋아하시는 팬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지난해 하나은행챔피언십 때 정말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세상을 놀라게 한 창의적인 플레이로 우승). 저는 보다 더 노력할 것이며 곧 여러분들을 만날 겁니다. 감사합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