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에서는 대구, 서부에서는 전주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바둑이 성한 지역. 전국구 아마 강자 여럿이 포진해 있으며 서울 ‘압구정리그’를 벤치마킹한 ‘국수기원 리그’가 생긴 곳. 내셔널리그에서도 대구 덕영치과 팀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주는 이창호 9단의 고향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작년 올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어린 기재 나현 2단(17)도 전주 출생이다. 전주가 ‘기향(棋鄕)’은 기향인 모양. 전주 바둑인들은 제2의 이창호를 기대하는 눈치다.
유단자부 본선진출 선수 중에는 동부 신도의 주한중 어린이가 눈에 띈다. 초등학교 2학년인데, 아마 5단급에 와 있다는 얘기가 일단 기대해볼 만하다.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
본선은 5월 12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다. 본선 1회전에서는 권역을 가리지 않고 5명이 한 조(유단자부 4조, 일반부 4조)를 이루어 풀리그를 치르고, 풀리그가 끝나면 유단자부 단체전 이벤트가 벌어진다. 단체전 우승 장학금만도 500만 원, 준우승은 250만 원이다.
그리고 일주일 후 5월 19일, 유단자부 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전은 한국기원 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생중계로 벌어진다. 유단자부 우승 장학금 300만 원, 일반부 우승 200만 원이고, 준우승 장학금은 똑같이 100만 원.
본선 진출자 중 서부의 홍성민 어린이 바둑을 한 판 소개한다. 홍 군이 흑.
<장면> 좌상귀에서 ‘정석 이후’가 펼쳐지고 있다. 백1, 3은 수순, 흑2로 이은 것, 흑4 때 백5로 그냥 끊은 것 등이 좀 이상하다. 백1로는 그냥 3으로 끼우는 것이 행마의 상식.
지금 그림 중에서 백는 A에 있어야 하는 게 보통이고, 그게 조훈현-이창호 사제 대국에서 시도-개발된 이른바 ‘한국형 정석’이라는 것.
<장면> 흑8 때 백9로 <1도>처럼 백1로 마늘모하고 이하 백13까지 흑 전체를 잡으러 가는 수는 없을까. 이 변화가 재미있다. 백11, 13의 치중과 파호면 흑이 자체로 사는 길은 없지만, 12로 내려선 점이 역할을 한다.
<2도> 흑1, 3으로 나가 끊는 수를 발동한다. 백4에는 흑5로 끊고….
<3도> 흑1로 마늘모하는 수가 숨어있는 것. 백은 자충이 되어 A에 막을 수가 없다. 둔다면 백2로 집어넣는 패가 있지만, 흑3으로 따낸 다음 백은 일단 자체 팻감은 없다.
<4도> 흑1처럼 이쪽부터 끊는 것은 백2~6으로 살아 버린다. 백2 때 <5도> 흑1, 3이 있을 것 같지만, 백4에서 6으로 역시 완생이다.
이광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