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
요즘 1번 타자로 타석에 서고 있는데, 제가 자주 말씀드렸지만 전 타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요. 매니 악타 감독님께서 제가 몸에 공을 맞든 포볼이든 간에 베이스로 살아 나가니까 1번에 세우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어차피 타순은 돌고 돌아 1회 첫 타석을 제외하고선 제가 매번 1번타자로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게 없다고 봐요. 단 제 뒤에 킵니스나 카브레라가 잘 치고 있어 제가 문을 잘 열어야 하는 책임감은 갖고 있습니다.
올 시즌 들어서 몇 가지 끊은 게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터넷으로 제 기사를 보지 않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기사를 클릭해서 읽어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 기사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죠. 그러다 얼마 전 한국의 지인과 통화하면서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한국에선 제가 영양가 없는 안타만 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고.
정말 그런가요? 물론 득점권에 있을 때 삼진을 당하거나 헛스윙을 연발하며 아웃되는 바람에 점수를 올리지 못한 적도 있었어요. 만루 득점 찬스를 그냥 날린 적도 있었고요. 그럴 땐 저 또한 너무 괴로운 나머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나 제 자신 외의 어느 누구도 제 탓을 하지 않아요. 선수들도 코치, 감독님도 아무 말씀 안 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제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제가 신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수할 수 있다고 이해합니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거잖아요.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통해 자신을 더욱 단단히 다져간다고 생각해요. 하루는 1루 코치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해선 성공할 수 없다고. 삼진아웃을 두려워하거나 에러하는 걸 겁내다보면 정작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없다는 설명을 곁들이셨습니다. 좋은 플레이는 항상 실수한 다음에 나오게 된다며 저한테 용기와 격려를 해주셨는데, 전 요즘 그 코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야구장에 나옵니다.
왼쪽 투수에 약한 상황, 영양가 없는 안타를 치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어요. 야구는 이론이 아닌 몸으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