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0회 우승 노리는 신진서 5년 만에 예선 등장…전설 이창호와 입단 4개월 김승구 동반 출전도 눈길
이번 대회 본선에는 지난해 우승자 강동윤 9단과 준우승자 박정환 9단이 전기 시드를 받아 본선행을 확정지었고 신진서, 변상일, 원성진 9단과 김승구 초단은 예선 관문을 뚫고 본선에 올랐다. 이 밖에 이창호 9단과 신민준 9단은 후원사 시드를 받아 본선에 최종 합류했다.
#7관왕 신진서 9단, 통산 30회 우승 도전
올해 YK건기배는 신진서 9단이 5년 만에 예선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40개월 연속 국내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진서는 2018년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예선 이후 5년 만에 예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진서는 지난해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예상 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본선을 마친 결과는 6승 3패로 4위(1회 대회인 지난해는 10명이 본선리그를 치렀다). 이지현 9단, 김명훈 9단, 박정환 9단에게 패점을 안아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물론,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차기대회 본선 출전권도 부여받지 못했다.
올해 2차 예선부터 출전한 신진서는 류민형, 안성준 9단을 연파하고 다시 본선에 올랐다. 현재 7관왕(국제 3·국내 4)을 고수하고 있는 신진서가 YK건기배를 통해 자신의 통산 우승 횟수를 29회에서 30회로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과 입단 4개월 차 신예 김승구 초단(2022년 12월 입단)이 함께 본선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김승구 초단은 신예조에서 16:1의 경쟁률을 뚫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06년생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신예조는 신예기사 육성 의지를 밝혔던 후원사의 뜻에 따라 올해 신설됐으며, 일반조와 분리해 본선 진출자 1명을 선발했었다.
후원사 시드를 받은 랭킹 74위 이창호 9단과 2006년생 김승구 초단이 정상급 기사들을 상대로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도 관심거리다.
#박정환 9단이 준비해온 수단은?
박정환과 변상일이 맞붙은 개막전은 1시간 48분, 157수의 단명국으로 끝났다. 포석을 단단히 준비해온 박정환이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초반 하이라이트 장면을 짚어봤다.
‘1도’의 형태에서 백을 든 변상일이 1로 어깨 짚어 온 장면. 여기서 흑이 A로 받아두고 다음 백B면 피차 평범한 진행이다. 그런데 보통은 속수처럼 보이는 흑2·4의 나가끊음이 박정환이 미리 준비해온 회심의 강수였다.
‘2도’는 1도 이후의 진행이다. 백3, 흑4로 피차 어려운 진행이지만 이에 대해 박정환은 “AI를 통해 이 변화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고 했고, 변상일은 “예전에 한번 보았지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백7이 실착. 한수라도 공배를 메워 타이트하게 가져가려는 의도였지만 A가 정수였다. 계속해서….
대국이 끝난 후 복기에서 변상일은 ‘3도’ 흑1의 붙임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자충 관계로 인해 귀의 백이 죽지는 않겠지만 흑13까지 하변 백 두 점이 흑의 수중에 떨어지고, 끊고 있는 흑11의 돌이 백을 괴롭게 한다. 흑13의 시점에서 AI는 흑의 승률을 92%로 보고 있었다. 50수도 되지 않아 승부가 갈린 셈이다.
이로써 둘 간의 상대 전적은 박정환 기준 12승 6패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박정환은 “다음 상대가 강동윤 9단인데 강 9단과의 지난해 결승전은 무척 아쉬웠다. 너무 힘없이 물러났기 때문에 후회가 많았다. 제한시간 20초 피셔 방식에서는 실수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번 YK건기배는 40초로 늘어나 좀 더 안정적으로 둘 수 있을 것 같다”고 타이틀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YK건기가 후원하는 2023 YK건기배의 우승상금은 전기보다 1000만 원 증액된 6000만 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40초가 주어진다.
유경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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