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사에 따르면 유아인은 최근 2년 동안 서울 강남과 용산구의 성형외과 등 병·의원을 돌며 10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고, 2021년 1년 동안만 서울 시내 병원에서 처방 받은 프로포폴은 총 73회, 4497ml(밀리리터)에 달한다. 경찰은 2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유아인에게 프로포폴 등을 처방한 해당 병·의원과 유아인이 거주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태원동 자택 두 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3월 13~14일에는 유아인의 매니저와 지인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소환조사가 다소 늦어진 것은 당초 프로포폴에 한정된 것으로 파악됐던 유아인의 마약 혐의가 대마, 코카인, 케타민으로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한 유아인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주변인 진술 확보 등 방대한 자료를 검토한 뒤 혐의를 적용해야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앞둔 유아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아인이 선임한 변호사는 2006년부터 11년간 검사로 근무했으며 2017년 12월부터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다른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아인의 마약 사건에 대해 기본적인 입장을 밝혀왔던 소속사 UAA는 이번 소환 조사를 앞두고도 "선임한 변호사와 함께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성실하게 소명할 것"이라고만 짤막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물의를 일으킨 유아인의 공개적인 입장 발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일 비공개 소환으로 진행되는 만큼 유아인은 포토라인에 서거나 정문 등 정상적인 루트를 통해서가 아닌 별도의 통로로 출입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필요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낼 가능성을 비췄다.

유아인이 출연했거나, 출연 예정이던 작품들도 '유아인 지우기'에 나섰다. 그의 출연이 논의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후속편은 유아인의 하차를 확정하고 김성철을 새롭게 투입했다. 올 상반기 공개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영화 '승부'는 공개 일정 연기 검토 소식이 흘러나오다가 이번엔 넷플릭스 측이 영화 투자사인 에이스메이커 측에 "유아인의 이슈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보도 직후 에이스메이커와 넷플릭스 모두 논의된 바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으나 최소한 내부에서는 유아인의 이슈를 놓고 심각한 논의가 오고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의 손절이 이어지면 남은 것은 소속사의 움직임이다. 앞선 연예계 '마약 선배'들이 군 입대로 이슈 연장을 피하고, 초호화 변호인 선임 후 몇 년 간 자숙을 거쳐 다시 복귀해 제자리를 찾았던 것과 달리 유아인은 그렇게 회피할 만한 '사이즈'의 사안이 아니다. 특히 평소 정치·사회 문제에 '입 바른 소리'를 해왔다며 자찬해 온 그의 행적을 돌아봤다가 이번 논란으로 완전히 등을 돌린 대중도 적지 않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죗값을 치르고 자숙 후 복귀했을 때 대중들이 기다리는 그의 자리가 있을지 의문인 이유다.
더욱이 유아인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 영화 등 제작사와 광고사에게 배상해야 할 일차적인 책임은 소속사에 있는만큼 이같은 손해를 모두 감수하고도 소속사가 유아인을 끝까지 책임질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유아인은 2014년 1월 UAA와 전속계약을 체결해 올해로 9년째 함께 하고 있다. 이후 재판 과정 및 결과에 따라 소속사가 유아인의 거취와 관련한 별도의 입장을 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3월 24일 소환조사에서 유아인의 프로포폴 외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류를 어떤 경로로 접해 투약했는지 정확한 경위를 중심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유아인 측은 프로포폴 투약과 관련해 '바늘 공포증'을 내세워 어쩔 수 없이 받은 시술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의료시술에 사용되는 프로포폴의 경우는 이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질 수 있지만 나머지 대마와 케타민, 그리고 '마약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코카인에 대해서는 어떤 해명을 놓을지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