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는 25일은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말라리아의 날’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흔히 동남아 및 아프리카 여행 시 말라리아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역시 말라리아 발생국이다.
질병관리청의 2018년 말라리아 연도별 환자 발생 현황에 따르면 국내 발생이 501명인 반면 해외 유입은 75명으로 오히려 국내 감염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주로 경기, 인천, 서울, 강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더워지기 시작하는 4월부터 10월 사이에 집중된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 현상으로 대한민국의 말라리아 발생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여 년 전 배우 김성찬 씨가 해외촬영을 다녀온 후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하면서 국내에 알려진 말라리아는 포유동물의 혈액에 기생하는 원충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대부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방문했을 때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우리나라는 삼일열 원충의 감염으로 인한 말라리아가 주로 발생한다.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게 되면 간에서 증식한 후 혈관으로 침투해 적혈구를 파괴하게 된다. 이때 다른 모기에게 물리면 사람에서 모기로 원충이 이동하게 되고, 이 모기가 타인을 물게 되면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 면역 상태나 감염된 원충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평균 7∼30일의 잠복기 후 두통, 고열, 오한, 식욕부진, 오한, 구토 등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48시간 주기로 오한기, 고열기, 발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오한기에는 체온 상승으로 심하게 춥고 몸이 떨리는 증상으로 치아가 떨려 말하기 힘들거나 글씨를 쓰기 힘든 정도의 증상이 30분에서 2시간 정도 지속될 수 있다.
발열기에 접어들면 39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 가증, 구토가 수 시간 지속된다. 이후에는 옷이나 침구류를 적실 정도로 심하게 땀을 흘리는 발한기가 찾아왔다가 체온이 급격하게 정상화되면서 무기력함이 나타난다.
의심 증상과 함께 △모기에 물린 기억 △유행시기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문 △수풀, 습지, 논 등 모기 서식환경 등에 노출된 적이 있다면 빠르게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과 더불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말라리아 전파를 예방할 수 있다.
대동병원 가정의학과 황혜림 과장은 “모기는 기후 환경 변화에 따라 발생 시기가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일찍 따뜻해진 만큼 말라리아를 포함한 모기매개 감염병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말라리아는 과거와 달리 조기 진단을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고 면역력이 약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라리아를 포함해 모기매개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 밝은 계열의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기피제 등을 사용하도록 한다.
가급적 풀숲, 웅덩이 근처에는 가지 않도록 하며 해질 녘부터 새벽 시간에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모기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 등을 점검하고 필요시 모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박정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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