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의 불륜 행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글이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이 글은 크게 화제가 되지 않았다. 3일 뒤. 다시 트위터에 글이 올라왔다.
‘둘이나 되는 갓난쟁이 분유값 주는 것도 아까워서 부인 모르게 집세 뺀 남자가 현금서비스 받아서 여자랑 특실 숙박료로. 투수라는 사람이 접시 던지고 애기 침대 던지고 임신한 부인까지 던지나.’
작성자는 동일 인물이었다. 이번엔 꽤 파장이 컸다. 내용이 충격적인 데다 불륜남의 사진까지 첨부됐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불륜남 정체는 프로야구 A 구단 B 선수였다. 알고 보니 트위터 작성자는 B 선수의 처형이었다. 누리꾼들은 문제의 트위터를 퍼 날랐고, 삽시간에 B 선수의 실명이 인터넷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B 선수는 순식간에 만삭인 아내를 때리고, 바람까지 핀 희대의 악당이 됐다.
과연 트위터의 글은 사실일까. 먼저 B 선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B 선수는 5월 3일 이후 부상으로 재활군에서 뛰다가 현재 2군에서 있다. B 선수의 소속구단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운을 떼고서 “선수 사생활이라, 구단에서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A 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 정황만 본다면 B 선수의 가정사에 문제가 생긴 건 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B 선수가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트위터 내용이 맞다, 틀리다를 논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B 선수의 지인들은 “B가 모텔에서 불륜 여성과 있다가 경찰과 마주쳤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며 “만삭의 아내를 때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한 지인은 B 선수의 결혼 생활을 잘 알고 있었다.
“B는 원래 사귀던 연상의 여인이 있었다. 그러다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을 때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결혼을 전제로 만난 건 아니었으나 아내가 임신하면서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부부관계가 썩 좋지 못해 계속 이혼 이야기가 나왔다. 만약 처형의 말대로 A 선수가 간통을 했고, 그 현장을 경찰한테 들켰다면 자연 이혼이 됐을 거다. 하지만, 부부는 아직 이혼하지 않은 상태다. 그게 뭘 의미하겠는가. 트위터 내용이 훨씬 과장됐다는 뜻이다.”
A 구단은 B 선수에게 “가정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B 선수는 현재 처가와 대화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