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배 씨는 대장동 사건 각종 의혹의 연결고리 중심부에 있다. 화천대유를 둘러싼 이익 독식 논란, 천화동인1호가 수령한 배당금 행방 미스터리,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금 은닉 의혹까지 각종 이슈는 김 씨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란 평가다. 대장동 의혹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서 불거지기 시작했고, 그 뒤로 지금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킬레스건으로 불린다.
2021년 10월 14일 검찰이 청구한 김 씨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 법원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 필요성이 크고, 구속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바뀌었다. 2021년 11월 4일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김 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21년 11월 22일 김 씨는 구속기소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였다.

2023년 1월 최 이사와 이 공동대표는 범죄수익 275억 원을 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씨에 대한 범죄은닉 혐의 수사도 속도를 냈다. 2023년 2월 18일 김 씨는 재구속됐다. 검찰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김 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범죄수익 340억 원 상당을 수표로 인출해 차명 오피스텔과 대여금고 등에 은닉한 것으로 보고 수사했다. 3월 31일 김 씨는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4월 26일 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씨 보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상일 부장판사)은 “(대장동) 재판이 1년 넘게 진행되도록 아직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김 씨가 은닉한 자금이) 범죄수익인지 아닌지 1심 판결도 안 나온 상태에서 여기(범죄은닉혐의 재판)서 판단을 못한다는 것을 검사들도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재판을 6개월 내에 끝낼 수 없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면서 “구속기간 만기로 석방이 되면 더 이상 영장을 발부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때 피고인 출석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위치 추적 전자발찌 착용을 전제로 보석을 검토할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5월 12일 재판부는 김 씨 보석청구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지난 공판에서 언급했던 보석 필요성 언급이 무색해지는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면서 김 씨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 대장동 의혹 관련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법원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 관련 김 씨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셈이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내가 지은 죗값만 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 씨는 1차 구속 상태에서 ‘옥중 지시’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개발사업 수익 은닉을 지시했다는 의혹 중심에 섰다.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뒤인 2022년 12월엔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건도 있었다. 김 씨 주변인들 사이에선 검찰 수사와 관련해 김 씨가 자조적인 심경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 1심 재판이 길어지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수익이 ‘범죄 수익’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최우향 씨, 이한성 씨를 필두로 수사망을 좁히며 김 씨에 대해 범죄수익 은닉 혐의 등을 적용해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했다.
법조계 다른 관계자는 김 씨 재구속 국면과 관련해 “검찰 입장에선 대장동 1심 재판 결과를 최대 승부처로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대장동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김 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상황으로 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천화동인 1호 등 핵심 이슈와 관련해 김 씨가 입을 여는 것과 열지 않는 것은 사건의 체급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는 “사실상 ‘걸어 잠그기’ 모드에 돌입한 김만배 씨를 향해 검찰이 무차별적인 속공을 이어가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대장동 재판이 장기전으로 돌입한 가운데, 그 안에서 별개의 속도전이 펼쳐지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