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
요즘 클리블랜드의 성적을 놓고 말들이 많더라고요. 슈퍼스타급의 선수도 없고, 홈런타자라고 할 만큼 두드러지게 많은 홈런을 생산하는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팀 타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도루율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도 선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타자만 그런 건 아니에요. 투수 쪽을 봐도 에이스다운 에이스가 안 보이는 선발진과 불펜, 마무리 투수들도 확실한 ‘믿을맨’이나 ‘소방수’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런데 클리블랜드는 선두를 유지하다가 현재 시카고 화이트삭스한테 1위를 내주고 2.5게임 차로 1위를 뒤쫓고 있습니다.
여기 언론에서도 우리 팀의 선전은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즉 기록만 놓고 보면 지금의 순위가 와 닿지 않는다고 얘길 합니다.
제가 보기엔 뭔가 딱히 잘하는 선수가 없는 팀이지만 투타의 밸런스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게 힘든 상황에서도 더 내려가지 않고 2위에서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즉 투수가 잘 던질 때는 타력도 덩달아 살아나면서 지지 않는 경기를 펼치고 있고, 올 시즌 1점차 승부가 많은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로 이끄는 부분들이 결과를 좋게 가져온다는 해석입니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렸던 볼티모어 오리올스부터 LA 에인절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까지의 경기에서도 패보다는 승을 더 많이 챙겼던 부분 또한 팀 성적에 많은 보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강팀을 상대한다고 해도 선수들이 진다는 생각을 안 해요. 오히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재미있는 경기를 펼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개인적으로 올 시즌 가장 잊지 못할 경기는 지난 1일 볼티모어와의 원정경기에서 5타수 4안타 3타점 4득점을 올린 게임입니다. 그 경기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경기를 끌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친 게 아주 짜릿했습니다. 그 후론 왼손 투수한테 아웃을 당해도 쉽게 당하지 않는 편이고요.
1번 타자를 맡고 나서 성적이 올라가긴 했지만, 만약 3번, 4번으로 타순이 변경된다고 해도 전 개의치 않습니다. 자신이 있다는 얘기겠죠?^^
탬파베이 레이스전을 마치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입니다. 저보다 이 시간을 더욱 간절히 기다린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아마 휴식 기간 내내 아이들과 수영장에서 보낼 것만 같아요. 그동안 못 놀아 줬으니 저도 몸과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해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예정입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는 건, 전반기 마무리가 잘 되어 갔다는 부분이에요. 후반기에는 바짝 기세를 올려서 팬들이 기대하는 성적을 올려야 할 것 같네요.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잘 쉬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