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명계에선 ‘이재명 퇴진론’까지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6월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이번에 드러났듯 (이 대표가) 자기 쪽에 기운 사람을 (인선)하지 않겠느냐. 그것은 본능에 가깝다”면서 “이재명 대표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 위기를 극복할 혁신위를 구성하는데 초장부터 완전히 어긋났다”면서 “이런 일이 국무총리나 장관한테 일어났다고 하면 우리 당은 어떻겠느냐. ‘인사 참사 났다’고 그런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위원장 인선 과정과 관련해 “논의 과정은 완전 깜깜이”라면서 “160석 구성을 가진 제1야당 의사결정이 엉망진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래경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6월 12일 의원총회 전까지 새로운 혁신위원장 인선을 목표로 여러 후보군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초선 이탄희 민주당 의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김해영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래경 이사장 낙마 뒤 당 내부에선 혁신위원장 선임 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혁신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를 놓고도 더욱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다. 당내 갈등을 유발한 혁신위원장 인선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새로운 정치적 리스크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야권 한 관계자는 “각종 이슈로 당내에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 귀국은 이 대표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혁신위원장 지명 및 사의 사건이 벌어진 뒤로 당내에선 ‘분당’이라는 단어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갈등 봉합이냐 격화냐 갈림길에 이 전 대표 귀국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셈”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분당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긴 한다. 다만,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진다면 극단적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지도부가 계파 안배에 대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비명계 입장에선 자신들의 몫이 적어진다면 이재명 지도부의 불안정성과 비합리성을 자꾸 흔들 것이다. 서로 난투극을 벌이다보면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을 수 있는데, 그땐 민주당 입장에선 상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지금이 이재명 대표가 리스크 관리 능력을 선보여야 할 시점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