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5·16쿠데타와 관련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옹호성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둘째 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 첫 역전을 허용하며 2위권 싸움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 원장은 예정보다 빨리 저서를 출간하며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1위의 철옹성은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고, 2위권은 매주 엎치락뒤치락 불꽃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권 주자 지지율 분석을 통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대선 전쟁을 살펴봤다.
치열한 대선 경쟁 가도에 안철수 원장의 히든카드가 등장하며 지지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마침내 안 원장의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이 발간됐다. 발간 당일 안 원장의 책은 하루 만에 1만여 권 이상이 팔리며 역대 최단시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발간 다음날(20일) 발표된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향후 상승세로 이어질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안 원장은 공식적인 출마선언 없이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는 곧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4·11총선 직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2 대선차기주자 선호도조사’에서 40%대에 육박했던 지지율은 현재(7월 19일 기준) 15.9%로 떨어졌다. 특히 7월 둘째 주는 안 원장(15.7%)이 선호도 조사 실시 이후 처음으로 문 상임고문(17.9%)에게 2.2%차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주저앉았다. 안 원장의 대담집이 3위로 내려앉은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을 잠재우기 위한 속전속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지난 5월 부산대에서 강연을 하는 안철수 원장. 일요신문DB |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기에 책이 출간된 것에 대해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안 원장의 지지율 변화는 언론 노출 시 오르고 잠잠하면 하락하는 식이다. 그만큼 지지기반이 확실치 않기 때문에 3위로 밀려난 상황에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안 원장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지지율 하락으로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지난 7월 둘째 주 문 상임고문에 밀려 지지율 3위로 하락했던 안 원장이 지난 7월 셋째 주에 다시 2위로 올라선 것도 박 전 위원장의 지지 세력이 안 원장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치인 대 비정치인 구도에서 박 전 위원장이 빠지면 여야도 아닌 제3세력으로 분류된 안 원장에게 (박 전 위원장) 지지 세력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후보에 비해 안 원장의 지지층이 견고하지 못한 대신 확장성은 어느 후보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 7월 20일 진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문재인 상임고문. 사진제공=문재인 |
그런데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이 전국적으로 바람을 일으킬 경우 무소속으로 지지기반이 약한 안 원장의 존재감이 떨어져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그만큼 문 고문에게 있어서 당내 경선은 흥행카드임에 틀림없다. 당내 경선 흥행카드와 안 원장의 책 출간 열풍 가운데 누구의 카드가 더 지지율 상승을 불러 올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 주자들이 상승과 답보를 기록한 가운데 박근혜 전 위원장은 연이은 악재 속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7월 1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2 대선차기주자 선호도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39.5%를 기록했다. 지난 총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줄곧 40%대를 유지해 오던 ‘콘크리트 지지율’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 하락은 국회에서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고, 그 책임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사퇴를 선언하는 등 당내 악재가 계속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위원장의 ‘5·16발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16일 박 전 위원장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5·16쿠데타와 관련 “돌아가신 아버지로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옹호성 발언을 내놨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야권은 물론 여권 대선 주자들마저 맹비난을 퍼부으며 박 전 위원장의 역사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파로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5%(7월 17일 기준) 하락한 결과를 나타냈다.
더 큰 문제는 후속조치였다. ‘5·16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박 전 위원장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틀 뒤(18일) 박 전 위원장은 “저같이 생각하는 국민도 많이 계시다”며 “저처럼 생각하는 모든 국민이 잘못된 사람들이냐”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무리수였을까.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3% 떨어진 36.9%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편 복수의 박 전 위원장 대선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은 실언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캠프 관계자는 “‘최선의 선택’ 발언은 준비된 발언이 아니다. 오히려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단어가 박 전 위원장다운 준비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훈철 기자 boazh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