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 “락스 냄새 나고 바다 뿌연 물로 변해”…소노캄 “오수처리장 정화 없이 방류 불가능”
거제 해양관광 도시의 메카로 인정받는 소노캄거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거제를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휴양시설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바라보는 오션뷰와 3500명을 동시 수용하는 대단위 워터파크 오션어드벤처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췄다.
오션어드벤처는 실내존·실외슬라이드존·실외존 등을 갖추고 있으며, 소노캄에 투숙하지 않는 관광객도 별도의 입장료만 지불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오션어드벤처에는 성수기에 많은 관광객이 운집한다.
소노캄거제 앞바다 지세포만에는 해안산책로가 설치돼 있다. 지난 7월 1일 오후 7시 30분경 관광객들이 산책로를 걷다가 오션어드벤처 슬라이드존 아래 우수관로에서 물이 세차게 내려오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때 이들이 맡은 냄새는 바다냄새가 아니라 락스 냄새였다.
당시 관광객들은 코를 찌르는 락스 냄새를 피해 코를 막고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피했다. 일부 관광객은 “락스 냄새 난다”고 크게 외치며 뛰어가기도 했다. 오염수 방류로 추정되는 사고는 30분가량 지속된 뒤에 멈췄다.
오염수로 추정되는 물은 그대로 지세포만으로 흘러 들어갔고, 맑은 남해안의 물은 어느새 뿌연 물로 변했다. 정화되지 않은 물로 오염된 모래밭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과 바다 생물을 죽이는 독성물질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소노캄거제 오션어드벤처와 같은 영리목적의 대형수영장은 필수적으로 순환여과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용객들에게 양질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흔하게 물 소독제로 염소를 사용한다. 염소는 화학물질로 다른 소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살균효과가 우수하다.
염소는 가격이 싸고 소량만 투입해도 멸균력이 뛰어나 각종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탁월한 반면, 강력한 맹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물을 깨끗하게 할 목적으로 염소 투입만 늘리면 오염 유기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암물질로 배출하기도 한다.
염소는 가정에서 흔히 접하는 표백제 락스와 유사하며 물속 오염물질과 결합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글로라민을 생성하는데 이때 나는 냄새가 일명 ‘락스’ 냄새다. 락스 냄새가 심하게 난다는 것은 수영장에 오염물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노캄거제 관계자는 “우수관로이므로 빗물이 흐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은 비가 오지 않았고, 빗물이라면 30분 뒤에도 물이 흘러야 하지만 흐르지 않았다는 것은 누군가가 방류를 통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자 소노캄거제 관계자는 “타 사업장에서 배출한 물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노캄거제 위쪽은 바로 도로이며 인근에는 단독주택도 없는 야산이다. 오염수가 유입될 곳이 없는 것이다.
소노캄거제 관계자는 “물이 방류된 지점은 리조트의 빗물이 흘려나가는 곳이지만 오염수 방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모든 물은 오수처리장을 거쳐 방류되도록 설계돼 있다. 오션어드벤처에서 오버블로어되는 물도 오수처리장으로 가도록 설계돼 있어, 이 물이 어디에서 배출됐는지 찾을 길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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