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좌충우돌 779km 여정...순례 여정 기록한 자아성찰 다큐
이 책은 또 한편으로 산티아고 순례길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프랑스 길(Camino Frances)’의 매혹적인 풍광과 청춘의 서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티아고 순례길의 포토에세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을 앞둔 저자는 ‘무엇이 급선무일까’라고 생각했다. 그는 취업 준비가 맨 먼저 다가왔지만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게 뭔지 모르는데 도대체 취업 준비가 뭐란 말인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귓전에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젊은 청춘이면서 그렇다고 마냥 청춘일 수만은 없는 26세의 그는 방황을 끝내고 취업 준비에 앞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찾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산티아고 순례에 나선다.
런던행 비행기를 타면서 시작된 저자의 ‘나를 찾는 여정’은 30일간의 유럽 여행과 38일간의 산티아고 순례로 구성된다. 이 책은 저자가 유럽 여행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머릿속에 맴도는 하루하루의 단상들을 매우 생생하고 솔직담백하게 들려준다. 이 시대 젊은이의 고민, 꿈과 희망이 생생히 드러나는 청춘의 자화상이다.
이 책은 순례 여정에 따라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유럽 여러 도시의 문화예술투어를 담았고, 이 책의 메인인 2부는 프랑스 생장에서 포르투갈 콤포스텔라까지 산티아고 순례길 중 프랑스 길의 여정을 생생하게 수록했다. 3부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종착지인 콤포스텔라 입성 이후 ‘세상의 끝’인 포르투갈 묵시아와 피스테라 투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비상사태로 숨 가쁜 귀국 과정을 엮었다.
새로운 길을 나선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저자는 순례길에 나서면서 ‘과연 혼자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다. 하지만 한 달 후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 그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끼며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됐고, 그래서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독백한다.
좋은 기행문은 충실한 여정의 기록과 함께 서경과 서정이 어우러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김도훈의 산티아고 순례기’는 순례기로서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일기형식의 순례기는 매일의 순례 여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걷기 코스는 물론 숙소(알베르게)와 맛집까지 적어 예비순례자들의 가이드북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170여 장의 순례길 사진은 독자를 순례길로 빨려들게 하는가 하면 대리만족을 준다.
이 책은 이 시대 한 청춘의 자화상이자 성장 다큐라 할 만하다. 순례길에 나서면서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던 저자는 한 달 후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되었고, 그래서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라고 느꼈다. 순례길을 걸으며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저자는 어느새 성장한 것이다.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라는 말처럼 독서가 사람의 견문을 넓히고 성장시키듯, 걷기도 그러하다는 것을 ‘청춘 김도훈의 산티아고 순례기’는 여실히 보여준다. 젊은 청춘들의 공감과 주목을 받을 만하다.
저자 김도훈은 경성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하고 현재 부산대 경제학과 석사과정 재학 중이다. 베토벤, 브람스, 말러 등 낭만파 음악을 좋아하며 리버풀,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부산 청년이다. 글쓰기와 스피치를 좋아하며 현재는 좌충우돌,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며 꾸준히 성장해나가는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박성권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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