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MS는 국가 전력계통을 움직이는 두뇌다.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어디서 차가 막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듯 EMS도 발전소와 변전소, 송전 시설과 선로별 전력계통의 운영 현황을 24시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정교한 시스템이다.
KERI는 지난 2014년 한국전력거래소, 한전KDN, LS일렉트릭, ㈜바이텍정보통신 등과 함께 세계 5번째로 EMS를 국산화 개발 및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전력 기자재 제조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국형 EMS 개발 구축으로 우리나라는 국가 전력계통을 자체 기술로 통합 제어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EMS의 수입 가격 400억원은 물론, 해마다 최소 30억원 이상의 유지·보수비 해외유출 방지 효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EMS의 가장 큰 효과는 대정전 방지다. 전력계통망은 사람 몸의 핏줄에 비유할 수 있는데 어느 한 곳에 문제가 생기고, 이를 즉시 발견 및 해결하지 못하면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송전선은 사람이 없는 깊은 산 속을 지나는 경우가 많아서 고장을 알기가 매우 어렵다.

EMS는 전력 생산의 최적화도 이끌어내며 매년 수천억원의 비용 절감도 가져왔다. 발전기와 송전계통의 △자동발전제어 △경제급전(가장 적은 발전 비용으로 소비자의 수요 만족) △수요예측 △예비력 감시 △발전비용 계산 △최적조류 계산 △발전기 기동정지 계획 △안전도 개선 등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물론, 경제성까지 확보한 것이다.
KERI 김남균 원장은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 도래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에너지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고, 기후위기 대응도 고려해야 한다”며 “전기를 똑똑하고 효율성 있게 활용하는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여기에 우리의 한국형 EMS가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KERI는 워크숍에서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이 도입된 ‘스마트 EMS’를 2025년까지 선보인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만들고, 전력계통을 제어하는 두뇌의 힘을 더욱 키울 예정이다. 특히 제어가 어렵고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해 활용성을 높이고, 범국가적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