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타결’ 가능성 작지만 전 대표가 가장 바라는 그림…가처분 인용돼도 기각돼도 향후 어트랙트 활동 불투명
#‘극적 타결’ 다시 손잡는다면?
‘극적 타결’은 어트랙트의 전홍준 대표가 가장 바라는 그림이다. 이를 기대하는 전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 대해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멤버들이 상처받을 표현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도 “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면 그때는 나와 회사가 보듬어줄 수 없다. 그리고 일반 대중이 질타한다”면서 “8월 5일 전에 돌아와서 대화를 해야 한다. ‘골든타임’이라고 본다”고 입장을 밝히며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요청했다.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뒤 피프티 피프티는 어트랙트와의 소통을 전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부모들 역시 전 대표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이미 어트랙트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오해를 풀자”며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을 요청했지만 요지부동이다.
전 대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가 입장을 조율해 이번 사태가 극적 타결을 맞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사태가 불거진 지 어느덧 한 달이 됐지만 피프티 피프티 측은 심문 기일에 참여한 것 외에는 어떤 입장도 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피프티 피프티를 향한 여론은 냉담하다. 통상 연예인과 소속사 간 분쟁이 불거졌을 때, 대중이 연예인을 지지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전 대표가 공개한 녹취 및 문자 메시지를 토대로 판단해볼 때, 어트랙트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셈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피프티 피프티 측이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건, 가처분 신청 결과를 받아보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양측이 합의점을 도출해 피프티 피프티가 다시 어트랙트와 활동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여전히 피프티 피프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고울 리 없다. 하지만 그들을 성장시키고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전 대표를 향한 대중적 지지가 높기 때문에 결국 대중이 전 대표의 호소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가처분 신청 ‘인용’된다면?
재판부가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더 이상 양측 간 계약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어트랙트 쪽에서 명백하게 계약을 위반한 사례가 밝혀진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반면 피프티 피프티의 단순 주장으로는 이 같은 판결을 얻긴 힘들다. 그들은 현재 불투명한 정산, 건강관리 위반, 지원 부족 등 크게 3가지 이유를 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전에는 어트랙트가 유리하지만, 심리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전속계약을 중단시킬 만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더라도 ‘신뢰 관계가 상실됐다’며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 인용된 트롯 가수 홍지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재판부는 “연예활동 지원 및 관리의 적정성, 출연·공연 이행, 각종 비용 지출 및 수익 정산 문제 등에 관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고, 그러한 문제의 책임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주장 및 입장은 극명히 대립된다”면서도 “상호 간의 신뢰가 깨져 향후 더 이상 협력에 기초한 매니지먼트 업무 및 연예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면, 향후 피프티 피프티는 개별 활동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은 많다. 일단 “80억 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어트랙트는 이의 신청을 비롯해 피해 보상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소송과 연예 활동을 병행하긴 쉽지 않다. 게다가 피프티 피프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따갑다. 물론 그들이 비교적 반대 여론이 적은 해외 시장 위주로 활동할 계획을 짤 수도 있지만, 활동 내내 엄청난 비판을 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가처분 신청 ‘기각’된다면?
법원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피프티 피프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그들이 주장한 효력정지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법원이 어트랙트의 손을 들어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와 이를 지지하는 여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도,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순순히 어트랙트로 돌아올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가처분 신청 제기 후 어트랙트와 소통 창구를 완전히 닫았기 때문에 법원 판결을 100% 수용할 가능성을 높진 않다.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의 신청을 하며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어트랙트 역시 피프티 피프티의 향후 활동 방향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 그룹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더기버스와는 완전히 관계를 청산했기 때문에 또 다른 프로듀서가 필요하다. 어트랙트에서 직접 고용할 수도 있고, 혹은 또 다른 외주 업체와 손잡을 수도 있다. 이 과정 속에서 피프티 피프티를 설득시키는 것도 어트랙트가 안고 있는 숙제다. 이번 사태가 어떤 방식으로 봉합되더라도,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 모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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