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악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 사로잡아…‘아씨두리안’ 선전에 막장 차기작 준비 중인 SBS 웃음
그만큼 시청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6회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한 ‘킹더랜드’는 8회에서 12.3%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확실한 흥행 대박의 기준선인 시청률 15%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엄청난 경쟁 상대들과의 전면전을 감안하면 분명 선전하고 있다.
‘킹더랜드’의 시청률을 보면 퐁당퐁당 행보가 눈길을 끈다. 토요일에는 시청률이 10%대로 낮아졌다가 일요일에는 11~12%대로 올라간다. 이런 행보가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토요일마다 맞닥뜨리는 SBS 금토 드라마의 존재감이다. 현재 방송 중인 SBS 금토 드라마는 ‘악귀’. 첫 회부터 9.9%를 기록하며 대박 조짐을 보인 ‘악귀’는 꾸준히 9~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자체 최고시청률은 가장 최근에 방영된 8회에서 기록한 10.4%다.
장르가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인 ‘악귀’는 추리극의 성향이 강해 첫 회부터 꾸준히 시청하지 않고 중간부터 보기가 어려운 구조다. 그러다 보니 10%대의 본방 시청자 층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다. 신규 시청자는 첫 회부터 시청이 불가피해 본방 사수가 아닌 OTT로 향하는 분위기다. 앞선 회차를 보지 않았음에도 바로 구원과 천사랑의 달달한 로맨스에 빠져들 수 있는 ‘킹더랜드’에 비하면 불리한 상황이다.
토요일마다 ‘킹더랜드’를 비롯한 토일 미니시리즈와 격돌하지만 금요일 대비 시청률 하락 폭이 크지 않다. 한 번 시청하기 시작하면 다음 회가 궁금해 본방을 사수하게 되는 충성 시청자 층이 탄탄한 것. 장르의 특성상 신규 시청자 유입은 쉽지 않지만 충성 시청자 층이 탄탄하다는 부분은 분명 강점이다.
이처럼 SBS 금토 드라마와 JTBC 토일 드라마의 주말 2강 구도는 이번에도 유지되고 있다. 반면 꾸준히 3위 자리를 유지하며 ‘일타 스캔들’처럼 한 번씩 2강 구도를 깨고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tvN 토일 드라마는 요즘 주춤하고 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높은 시청률이 기대됐던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이생잘)’가 고전하고 있다. 4.3%의 시청률로 시작해 자체 최고 시청률이 4회에서 기록한 5.7%에 불과한 데다 가장 최근 방영된 10회에선 4.4%로 첫 회 시청률 수준으로 회귀했다. 횟수를 거듭하며 상승해야 하는 시청률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것.
JTBC ‘닥터 차정숙’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 3’라는 막강 드라마 사이에서도 5~6%대 시청률을 이어가다 결국 마지막회에서 8.0%를 기록한 ‘구미호뎐193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무리 ‘킹더랜드’와 ‘악귀’가 잘나간다지만 ‘닥터 차정숙’과 ‘낭만닥터 김사부 3’에는 못 미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수치다.
‘이생잘’이 주춤하는 결정적 원인은 새로운 경쟁자인 TV조선 토일 드라마 ‘아씨 두리안’의 등장이다. ‘이생잘’보다 한 주 늦게 방송을 시작한 ‘아씨 두리안’은 첫 회 4.2%를 기록하며 비슷한 스타트 포인트를 찍었다. 그렇지만 6회에서 5.1%를 찍었고 가장 최근 회인 8회에서는 5.5%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주말 미니시리즈 시장은 JTBC와 SBS의 양강 구도에, tvN과 TV조선이 3위 자리를 다투는 2중 구도로 변화했다.
6월 23일 방송을 시작한 MBC 금토 드라마 ‘넘버스 : 빌딩숲의 감시자들’은 첫 회 4.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씨 두리안’과 대등한 출발을 보였고 3회에선 4.7%까지 시청률이 상승했지만 4회 이후 2~3%를 오가며 고전하고 있다. 이번에도 MBC 금토 드라마는 주말 드라마 시장에서 1약의 자리로 내려가고 말았다.
‘아씨 두리안’의 선전이 가장 반가운 곳은 예상외로 SBS다. 시즌3까지 방송하며 큰 사랑을 받은 ‘펜트하우스’의 주역인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가 다시 뭉쳐서 내놓을 예정인 ‘7인의 탈출’이 ‘악귀’의 차차기 드라마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악귀’ 차기작은 역시 크게 성공한 ‘소방서 옆 경찰서’의 두 번째 시즌인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이고, 그 차기작이 ‘7인의 탈출’로 예정돼 있다. 김순옥 작가는 임성한 작가와 함께 연속극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해 온 드라마 작가로 둘 다 ‘막장의 대가’로 불리던 이들이다. 2020년 10월부터 방송된 미니시리즈인 ‘펜트하우스’ 시즌 1을 통해 김순옥 작가가 성공적으로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하자 임성한 작가 역시 2021년 1월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1을 통해 역시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임성한 작가가 먼저 ‘아씨 두리안’을 선보였는데 조금씩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미니시리즈 시장에서도 막장 드라마가 통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나가고 있다. 이런 흐름은 김순옥 작가의 ‘7인의 탈출’을 준비 중인 SBS 입장에서도 희소식이다. 김순옥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가하고 현지민 작가와 이지아, 봉태규 등 소위 ‘김순옥 사단’이 주도한 tvN 토일 드라마 ‘판도라 : 조작된 낙원’이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불거진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임성한 작가가 ‘아씨 두리안’에서 박주미, 전노민, 지영산 등 ‘결혼작사 이혼작곡’ 출연진을 재기용한 것처럼, 김순옥 작가 역시 ‘7인의 탈출’에 엄기준, 신은경, 윤종훈, 이유비 등을 재기용해 또 한 번의 대박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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